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혁신’ IT 제품이 해외에서 훨훨 날고 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 하나로 국내 보다는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해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성공 비결은 경쟁 제품이 감히 따라 올 수 없는 ‘차별성’과 앞선 기술력을 기반한 ‘혁신성’이었다.
영국 방송그룹 BBC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PC 입력 장치 ‘월드 베스트 5’를 선정했다. 베스트 5에는 한국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 두 개나 뽑혔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제품이 해외 유수 매체에 그것도 단독으로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영예의 주인공은 럭시움라이팅과 셀루온이 출시한 이색 입력 장치. 럭시움라이팅이 지난해 선보인 ‘럭시드(Luxeed) 키보드’는 키보드에서 다양한 색상의 불빛이 나와 원하는 대로 키보드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 키보드 위에 용도에 맞게 패턴을 그려 컴퓨터 게임·포토숍 등 디자인 작업에 유리하며 야간에 불을 켜지 않고도 쉽게 자판을 확인할 수 있다.
LED 조명 업체인 럭시움라이팅은 LED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영국·네덜란드 등 7개국에 진출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국내외 특허 7건을 취득하면서 진입 장벽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새해 1월에는 아마존닷컴에 단독 상품으로 입점할 계획이다.
조장연 부사장은 “새해에 해외에서만 올해보다 4배 매출이 늘어난 20억원 정도를 예상한다”며 “탄탄한 LED 기술력에 상품 개발에 나섰고 좁은 국내 보다는 해외 시장에 주력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럭시드 키보드와 함께 뽑힌 또 하나의 월드 베스트 제품이 셀루온이 개발한 ‘레이저 키보드’다. 이 제품은 휴대폰 등 휴대용 단말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레이저 프로젝션 방식의 가상 키보드다. PC를 사용할 때와 같은 입력 환경을 제공하고 특수 설계한 센서 모듈이 손가락 위치와 움직임을 3차원으로 인식해 입력 정보를 유무선으로 전송한다.
개발 초기부터 영어 버전에서 독일어·프랑스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다. 셀루온은 조만간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훨씬 줄이면서 멀티 터치 마우스 기능 등을 부가한 2세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셀루온은 설립 이 후 가상 키보드 한 우물만 고집한 전형적인 기술 벤처. 차래명 사장은 “설립 초기부터 세계적인 가상 키보드 업체를 목표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게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며 “새해에 2세대 제품이 나오면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이들 두 개 제품과 함께 스위스 로지텍의 ‘MX마우스’, 일본 와콤의 뱀부 태블릿, 미국 글라이드TV의 내비게이터를 앞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월드 베스트 상품으로 꼽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