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상일 원장 sangilk@keiti.re.kr
전 세계가 그린오션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가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탄소경제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저탄소 기술을 개발하고 환경 시장을 선점하는 국가가 강국이 되는 그리노믹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나라는 작년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환경산업 육성책을 실시하며 세계적인 녹색 리더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 선진국들을 벤치마킹하고 우리 환경산업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들과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한영 탄소라벨링 제도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영국의 탄소라벨링 인증기관인 카본트러스트와 맺은 이번 업무 협약에 따라 양국은 상호인정협정(MRA) 체결 기반을 구축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개발 중인 탄소라벨링 관련 국제표준 제정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탄소라벨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영국을 포함한 7개국이다. 이들 국가는 탄소라벨 국제 표준에 자국 제도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자국 제도가 잘 반영될수록 각국에서 들여야 하는 추가 비용이나 노력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으로 한국과 영국이 상호인증제도를 합치시키고, 향후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도 체결하기로 한 만큼 탄소라벨의 국제 표준화 부문에서 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영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다양한 이점이 있다. 우선 한국 기업이 영국의 탄소라벨 인증을 신청할 경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영국 탄소라벨링 검증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수수료를 최소 2000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린오션을 선점하고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환경 선진국과의 다양한 협력과 제휴가 필수적이다. 이는 녹색 리더가 되기 위한 국가적 측면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과 소비자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우선 기업들은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환경산업 육성 정책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환경부는 환경산업기술원 등 산하기관과 함께 수출 지원과 자금 지원 등 환경산업 육성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멋진 제도를 만들어둔다 한들 정작 쓰이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없을 것이다.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녹색 소비에 대한 국민의 의지는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시작한 듯하다. 최근 환경산업기술원이 실시한 ‘탄소성적표지에 대한 국민인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9.6%가 탄소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우선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친환경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5% 미만으로 비쌀 때에도 46.4%가 저탄소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제는 이러한 인식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국가와 기업·소비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녹색 리더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때 우리나라가 글로벌 녹색 강국으로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내 주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녹색 실천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녹색 리더의 시작이다. 우리 모두가 녹색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때 녹색 강국, 환경 부국이라는 크고 실한 열매를 얻을 것이다.
녹색 리더가 녹색강국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