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올해도 오티스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승강기 내수시장 선두자리를 굳혔다.
2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1∼10월까지 국내에서 신규 설치 또는 교체된 승강기 댓수는 총 2만1570대이며 이중 현대엘리베이터가 40.7% 점유율로 2위 오티스(19.4%)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3위 티센크루프(15.8%)는 구조조정을 마침에 따라 전년보다 점유율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0월까지 국내에서 총 8780대의 승강기를 설치해 압도적 선두를 기록했다. 라이벌 오티스는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40년 가까이 승강기 시장 선두를 유지했지만 지난 2007년부터 설치댓수에서 현대측에 밀리기 시작했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8%, 올해는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경기불황에도 공세적인 가격전략으로 점유율을 계속 늘리더니 올해는 새로 설치된 승강기 10대 중 4대에 현대 브랜드를 붙였다.
반면, 오티스는 초고속 기종과 유지보수 시장에 주력하는 수익성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 결과 매출 규모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티스 측은 설치댓수가 아닌 매출 규모를 비교하면 승강기 설치단가가 높은 오티스가 여전히 선두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까지 설치된 승강기 댓수는 전년 동기의 설치 실적보다 4.7%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승강기 내수시장은 전년보다 약 5% 줄어든 2만6000대 남짓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승강기 업계는 내년은 건설경기가 매우 불투명해 시장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일정이 늦춰지면서 건설업계의 사업계획 작성을 지연되고 덩달아 승강기 수주실적도 전년에 비해 영 신통찮다는 설명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 등 주요 승강기 업체들은 2010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연구개발과 해외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승강기안전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승강기시장은 그런대로 선방한 셈”이라면서 “내년은 승강기 수주에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올해보다 큰 폭의 감소세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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