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10곳 중 6곳은 내년에도 올해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합뉴스가 최근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30대 기업(공정위 자산기준)을 대상으로 새해 경기 및 사업 전망을 주제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24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의 비상경영 체제를 내년에도 이어갈지를 묻는 말에 56.7%(17곳)가 ‘올해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특히 1곳은 비상경영 체제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유동적’이라는 답변은 23.3%(7곳)였고, ‘확장.공격 경영을 하겠다’는 응답은 16.7%(5곳)로 조사됐다.
대다수 기업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겪은 올해처럼 새해에도 비상경영을 유지하려는 것은 환율 등 잠재적인 불안요소를 염두에 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내년에 우리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변수로 43.3%(13곳)와 30.0%(9곳)가 각각 ‘환율불안’과 ‘국제경기 침체’를 꼽았고, 13.3%(4곳)는 국제유가를 지적했다.
이밖에 남북 관계를 비롯해 가계부채 증가, 지방선거 이후의 국정 혼란, 고용불안, 내수 경기 침체를 위협요인으로 든 소수의견이 있었다.
내년도 투자 계획으로는 ‘확대’와 ‘현상 유지’ 의견이 백중세를 보였다.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응답이 43.3%(13곳)인 반면, ‘10% 이상 확대’는 16.7%(5곳), ‘5∼10% 미만’은 23.3%(7곳)로 나타났다.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기업은 없었으나 13.3%(4곳)는 ‘불확실한 여건으로 미정’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채용 계획과 관련해서는 56.7%(17곳)가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고 23.3%(7곳)는 ‘5∼10% 미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16.7%(5곳)는 ‘여건이 불확실해 미정’이라고 답했다.
바람직한 출구 전략 시행 시기로는 60.0%(18곳)가 ‘내년 하반기’를 지목했고, ‘내후년(2011년) 이후’라는 응답도 33.3%(10곳)나 돼 대부분 기업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져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대해서는 60.0%(18곳)가 ‘4∼5% 미만’을 예상했고, 36.7%(11곳)는 ‘2∼4% 미만’을 점쳤다. ‘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답변은 없었다.
원.달러 환율은 43.3%(13곳)가 ‘1,100∼1,150원선’을 예상했고, 40.0%(12곳)는 ‘1,050∼1,100선’을 전망했다.
이는 대다수 기업이 내년 환율이 ‘1,050~1,150원’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짰음을 시사한다.
내년도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76.7%(23곳)가 ‘76∼85달러’를 전망한 가운데 13.3%(4곳)는 ‘66∼75달러’, 10.0%(3곳)는 ‘86∼95달러’를 예상했다.
세종시에 대한 입장으로 63.3%(20곳)가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33.3%(10곳)는 ‘메리트가 없어 이전 계획이 없다’고 했으며, ‘본사나 계열사 이전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아예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