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날아오르기 위해 잔뜩 웅크리면서 힘을 모았던 시기였습니다.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비상하는 이너스텍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너스텍의 장휘 사장(45)은 올해 실적 전망을 이렇게 밝히며, 아직 개선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사업 10년만에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대표이사 치고는 담담한 소감이다.
그의 말과는 달리 사실 이너스텍은 올해 대외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면에서 선방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핸즈프리 시장이 30% 정도 위축돼 이너스텍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핸즈프리 시장 내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고, 조명 제어기 사업의 선전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답지 않게 수출과 내수 비중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해놨기 때문이다.
이너스텍의 핵심 사업은 핸즈프리와 조명제어기가 양대 축으로 6 대 4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핸즈프리는 대부분 수출 물량이며, 조명제어기는 지자체 등 정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장 사장은 올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뚝심을 발휘했다. 기존 선바이저형 중심의 핸즈프리 사업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대시보드 장착형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완제품 등기구 사업을 위한 설비 투자도 진행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면서 경쟁사들보다 빨리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너스텍은 기술과 인력이 중심인 기업입니다. 불황이라고 투자를 줄인다면 미래는 없죠.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가진 안정성과 성장성을 믿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위축,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너스텍의 사업 전망은 밝다. 핸즈프리 시장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패럿의 3강 구도다. 그러나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이 휴대폰 사업 실적 악화로 신제품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덴마크 업체인 자브라는 내년 글로벌 시장 2위 진입을 선언했다. 자브라는 이너스텍의 핸즈프리 제품 해외판매를 대행하는 글로벌 파트너 업체다. 이에 따라 자브라가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하면, 이너스텍의 판매 물량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으로 인해 조명제어기 시장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진행했던 투자들이 내년부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할 겁니다. 내년에 450억원 목표를 달성하고, 3∼5년 안에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로 키우겠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