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드럼세탁기 미국서 11분기 연속 1위

LG전자 드럼세탁기 미국 생산라인
LG전자 드럼세탁기 미국 생산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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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드럼세탁기’가 미국 시장에서 ‘토종 가전’의 자존심을 세워 주었다.

 LG전자는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올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매출 기준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생산 규모 면에서도 ‘월 100만대’를 돌파했다. 단일 브랜드로 100만대 생산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티븐슨컴퍼니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LG는 올해 3분기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22.8%를 차지하며 17.7%에 그친 2위 월풀을 가볍게 제쳤다. 미국 진출 4년 만인 2007년 1분기 1위에 오른 이후 11분기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 세탁기 시장은 연간 800만대 규모로 이 중 드럼 방식은 사용 편의성·대용량·에너지 효율 등을 인정받아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LG세탁기가 진입 장벽이 높은 미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데는 2006년 스팀·대용량 드럼세탁기 등을 앞세워 발빠르게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았기 때문. 여기에 2008년부터 손잡은 대형 유통 채널 ‘시어즈(Sears)’의 힘도 절대적이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가로 16.9인치로 당시 업계 최대 크기의 ‘스퀘어 도어’를 탑재한 4.5 큐빅 피트 (cu.ft, 국내 기준 17㎏ 이상) 용량을 갖춘 드럼세탁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빨래 양이 많은 미국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세탁물을 넣고 꺼내기가 편리하도록 최대 용량, 도어 디자인을 적용했다. 세탁기·의류 건조기 패키지 상품으로 3200달러 이상 고가였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여기에 2007년 ‘시어즈(Sears)’와 손잡으면서 미국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했다. 이어 LG브랜드로 올 하반기부터 시어즈 자체 브랜드 ‘켄모어(Kenmore)’까지 제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날개를 달면서 글로벌 생산량도 급증했다. 전 세계 7개 생산기지에서 월 1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이후 지난 9월에는 실제 생산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 측은 “월 100만대 생산량은 국내에서 처음일 뿐 아니라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세계에서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세탁기 글로벌 1위는 미국 월풀이지만 월풀은 여러 브랜드로 제품을 만들어 단일 브랜드로는 LG전자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세탁기 사업부장 조성진 부사장은 “한국 창원을 시작으로 태국·베트남·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 7개 국가에 세탁기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해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며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효율을 높인 점이 미국·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창원·중국·인도 공장을 중심으로 한 라인에서 여러 모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혼류 생산’ 방식을 구축했다. 특히 창원 공장은 한 라인에서 최대 8개 모델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정도로 생산 효율을 높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