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 전자상거래 사업 진출

 현대택배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브랜드를 오픈마켓에 입점해 판매부터 배송까지 맡는 해외 구매 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택배업계에서 자사가 가진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상품 판매부터 고객만족(CS)관리까지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 나와있는 물량을 수주하는 소극적인 역할에 그쳤던 택배사가 수익 확보를 위해 유통 시장까지 뛰어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택배는 해외브랜드 의류와 기저귀 등을 들여와 G마켓에 입점했다. 현대택배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 9월 글로벌사업본부 내 조직을 재정비하고 G마켓 등 오픈마켓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시범 사업은 국제특송팀에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택배는 해외 브랜드를 직접 선정해 우리나라에 들여와 판매· 포장· 배송· 재고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브랜드는 현대택배를 통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오픈마켓에 입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인력·시간 등의 낭비 없이 까다로운 수입통관 절차도 빠르게 거칠 수 있다.

  현대택배가 패션잡화와 생활용품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현대 측의 특화서비스인 의류 물류사업과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현대택배는 의류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2006년 경기도 이천에 의류물류센터를 새로 개장하고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현대택배는 새해 1월 중으로 몇 가지 아이템을 더 선정해 선보일 계획이다. 오픈마켓에 한정된 유통 채널도 더 넓힌다는 복안이다.

 오픈마켓이나 종합 쇼핑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은 단순히 오픈마켓에 입점해 구매 대행업무만 하지만 현대택배가 가진 인프라를 기반으로 독자 쇼핑몰을 론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후방사업으로 나뉘어 있었던 유통 인프라를 일괄 관리하는 ‘거대’ 택배 기업이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택배 측은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며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국제 택배 업무가 늘면서 해외구매대행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