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인력을 중소기업에 장기 파견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27일 출연연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내년 210억원을 투입해 출연연의 고급 기술인력을 최소 3년 이상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에 파견할 지원단을 꾸리기로 하고 지경부 산업경제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 준비에 들어갔다.
지경부는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 11곳에서 각각 2명씩 총 22명의 인력을 파견받아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수행하는 산업기술연구회는 출연연에 이미 인력 요청 공문을 보냈다.
사업 예산에 정부는 150억원을 지원하고 기업이 60억원을 인건비 형태로 부담하도록 했다. 파견 인력 인건비의 70%를 정부가 내지만 기업도 30% 정도 내야 한다는 의미다. 11개 출연연은 기존 연구직과 별도로 중소·중견기업에 파견돼 연구개발(R&D) 활동을 수행할 파견연구직군을 신설할 방침이다.
파견연구원 대우도 파격적이다. 파견 기업의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고 개발 성과를 해당 기업과 공유해 기술료 등의 인센티브도 챙길 수 있다.
지경부는 1차로 산업기술 출연연 11곳에서 파견연구직 200명을 채용한 뒤 사업 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참여 기업은 대일 무역역조 100대 품목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한 품목 등 핵심 전략 부품소재를 개발하려는 기업을 우선 선정하도록 했다.
한편 산업기술연구회가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단 필요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2%가 활용할 뜻을 나타냈다. 연구인력 1520명 대상 설문에서는 출연연 정규직 33.2%와 대기업 연구직 74.2%가 참여 의사를 보였다.
정동희 지식경제부 산업기술개발과장은 “출연연의 인력을 파견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자는 것”이라며 “대기업 연구인력도 포함돼 있어 출연연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체제 개편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