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운명을 책임지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업무 특성상 회사 안팎에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치기 쉽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독특한 방식으로 사내외와 소통에 나서는 CEO가 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LG엠트론의 심재설 사장은 자신의 취미인 사진을 이용해 임직원이나 바이어 등 회사 내외부와 소통하는 CEO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연말을 맞아 미국과 중국,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지에서 촬영한 사진 12장으로 2010년 달력을 만들어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 회사 관계자, 국내외 바이어 및 임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심 사장은 일출 모습을 찍기 위해 혹한을 견디며 산 정상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가 하면, 사막의 풍경을 담으려다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을 정도로 좋은 사진작품을 얻는데 공을 기울여 왔다. 그는 달력뿐 아니라 사보에도 자신이 찍은 사진과 CEO 메시지를 담아 싣기도 한다. 또 전 세계 LS엠트론 임직원 및 바이어들과 소통하기 위한 사진 홈페이지 ’해피 투게더’를 내년 1월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 많은 사람과 자유롭고 편안하게 소통하고 싶다”는 게 심 사장의 변이다.
삼성전기의 박종우 사장은 연말에 ‘행운의 편지’ 이메일로 화제를 일으켰다.
행운의 편지를 제때 널리 보내 행운을 입은 사례를 소개한 박 사장은 자신의 편지에서 “우리 모두 다른 사람에게도 행운을 전달해 보자”며 수신자들에게 전파를 독려했다.
‘행운을 전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그가 전파를 시작한 편지는 삼성그룹 계열사를 넘어 전기전자 분야의 라이벌인 LG그룹 등 다른 기업체 임직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졌고, 지금도 ‘행운의 바이러스’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이 편지를 받은 한 직장인은 “대기업 CEO가 행운의 편지를 보냈다는 것에 놀랐다”며 “편지에 적힌 대로 행운의 편지를 전달한다 해서 행운이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한테 행운을 전파하는데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