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기업체 유입은 계속됐고 다양한 협력 모델이 늘어나면서 외부에서 G밸리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좋아졌다. 아직 발전시킬 부분이 있기에 G밸리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자신문은 지난 4월 말부터 G밸리 전담취재팀을 가동하고 별도 포털(www.gvalley.co.kr)을 통해 기업·기관들의 동향을 밀착 보도해왔다. 올해 G밸리에 나타난 주목할 만한 이슈들을 정리해 본다.
◇테헤란밸리 추월=벤처의 상징이 테헤란에서 G밸리로 바뀌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G밸리에 입주한 벤처기업 수는 1300개를 넘어서 지난 10여년 간 벤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테헤란밸리의 벤처 수를 뛰어넘었다. 테헤란밸리(강남·서초구)의 벤처기업 수는 1250여개 수준. 국가 벤처기업 지형도가 확 바뀐 ‘사건’이다. 새해 ‘제2기 벤처 붐 조성’의 핵심 근거지로 G밸리가 주목되는 이유다.
◇글로벌 밸리로=미국에 한국형 디지털밸리가 수출된다. 개별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거나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다. 산업단지가 턴키로 해외에 진출하는 모형이다. 구로구는 이달 초 미국 네바다주 헨더슨시와 G밸리의 미국 진출을 위한 전략적 비즈니스 상호 합의서(경제합의서)를 교환했다. 합의에 따라 네바다주에 ‘K디지털밸리(가칭)’가 조성될 예정. 세금면제, 법률 컨설팅 등이 무상으로 제공되며 통합물류센터도 미 현지에 구축된다.
◇스타기업 부상=누리텔레콤과 티브이로직·엠씨넥스·고영테크놀러지·푸른기술 등 5개 G밸리 기업이 지경부가 지정하는 ‘2009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선정됐다. 누리텔레콤과 엠씨넥스는 각각 코스닥 최우수 테크노경영상, 창업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게임빌과 디오텍·위메이드·멜파스 등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증권시장에서 이슈를 만들었고, 법정관리 상태였던 파워넷은 매출 800억원대 회사로 멋지게 턴어라운드하면서 새로운 주주를 찾기도 했다.
◇유관기관·캐피털의 관심=서울시 창업보육센터가 지난 9월 1단지에 문을 열었다. 한국표준협회는 10월부터 가산디지털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G밸리에 위치했던 한국산업단지공단·벤처기업협회·산업기술시험원·세라믹기술원 등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국벤처투자는 30여개 벤처캐피털과 G밸리 입주기업을 연계하는 ‘G밸리 VC 투자협의회’를 11월 공식 출범했다. 산업기술대는 새해부터 공식 학사·석사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식산업 메카로 공인=2단지(서울 금천구 소재)가 지식경제부가 지정하는 첫 ‘지식기반산업집적지구’로 선정됐다. 집적지구에 소재한 업체는 정부 프로젝트 참여 시 우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향후 G밸리의 첨단산업 위주의 고도화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식기반산업, 정보통신업, 첨단 제조업을 적극 유치해 ‘도심형 산업단지’의 성공모델로 G밸리를 육성할 방침이다.
◇네트워크 확대=G밸리 내 여러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있다. G밸리 IT업체를 중심으로 한국U에코시티협회가 만들어졌고, 단지 내 유관기관과 주요기업이 만나는 교류회도 첫 테이프를 끊었다. 전자신문도 산단공과 구로구·금천구·벤처기업협회·경영자협의회가 함께하는 ‘G발전포럼’을 출범시켰다. 보안·문화콘텐츠·그린 등 업종별 미니클러스터와의 연계를 통해 기술 융합·기업간 협업모델이 많아지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