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우리나라는 두 개의 역사적 이정표를 새로 세웠다.
지난달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멤버가 된 것이 하나요, 두 번째는 2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날아든 원전 수출 낭보다. 두가지 사안 모두 국가 위상을 높이고 나라의 가치를 일으켜 세운 쾌거다.
두 사안은 똑같이 2차대전 후 폐허 위에 길러낸 신화 같은 결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 원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던 나라가 이제는 지원을 베푸는 나라가 됐고, 기술 원조로 짓기 시작한 원전이 이제 당당히 수출 대열에 나선 것이다.
특히, 원전 기술은 현존하는 그 나라 물리, 핵융합, 공학, 자원, 엔지니어링, 건설 역량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코리아의 입지를 다시한번 세계에 드높인 사건이라 할수 있다.
더구나 2030년 1200조원, 2050년 29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세계 원전시장에 대한 정식 출사표란 점에서 엄청난 경제 효과까지 안고 있는 21세기 최대의 전략 분야가 분명하다. 이번 UAE로 원전 수출 첫 단추가 우리나라가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동남아시아, 남미 등 주요 지역의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보여준 자원 부국과의 전략적인 관계 설정에서부터 범정부적인 공조, 외교 협상력을 바탕으로 제2, 제3의 수출모델로 이어가는 것이 더 없이 중요하다.
이번엔 한국형 원자로 수출이지만 앞으론 한국형 원전설계 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이 요구된다. 원전 설계기술은 아직도 미국, 프랑스 정도만 수행할 수 있는 블루오션 중의 블루우션이다. 이번에 우리가 얻은 자신감과 돌파력이면 못할 것이 없다. 무에서 유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수출 1호에서 100호로 가는 것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