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 (234)송년준비­-나이먹는 다는 것

 예전 마흔 살에 비하면 요즘 마흔 살은 정말 젊어보이고 어려 보인다.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요즘은 자기 나이에서 열 세 살을 빼고 생각해야 한단다. 예순 살이면 실제 체감하는 나이는 마흔 일곱 살이고, 쉰 살이면 옛날의 서른 일곱 살이다. 정신연령이 이렇게 어리숙하면 안 되겠지만 육체연령이 이렇게 젊다면 안도감이 들긴 한다. 예전엔 환갑잔치를 하면서 어린 30년, 어른 30년을 축하했다면 요즘은 소년 30년, 중년 30년에 덧붙여 노년 30년이 더 남았다. 인생은 길어졌고 할 일은 많아졌다. 회갑 이후 30년을 어떻게 사는지가 관건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 해서 모두 박수 보낼 일은 아니다. 수명보다 중요한 것은 활력 있는 체력과 생기있는 마음이다. 생리적 수명만 늘릴 것이 아니라 건강수명과 행복수명을 늘려야 한다. 행복수명은 탱탱한 살갗과 숱 많은 머리가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라 굳센 의지와 생동감 있는 생명력이 연장시킨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감추기 위해 염색도 해야 하고, 주름을 개선하는 크림도 발라야 하지만 무덤덤해지고 심드렁해진 마음에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에든 심드렁하고 어느 것에도 무감각해졌다면 젊었어도 늙은 거다. 살아 있는 동안 이미 마음이 죽어 가고 있다면 그는 젊었으나 늙은이다. 오래 살면서 “내가 죽어야지, 죽지 못해 산다”며 삶을 버티고 있다면 그것은 죽음보다 더 큰 재앙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절절히 사랑하자. 오래 사는 것보다 내 몫의 삶을 얼마나 잘 가꾸고 어떻게 살아내는지가 중요하다. 맥아더 장군은 “청년이란 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한 해가 기우는 마지막 달, 자기 몫의 삶을 잘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자.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익는 것이다. 포도주가 맛이 들고 열매가 여물 듯이 사람은 나이로 익어간다. 나이를 속일 생각보다 나이보다 젊은 생각을 가꾸고 나이만큼 깊은 지혜를 다듬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