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기전, 전기골프카 시장 뛰어든다

동양기전이 개발한 전기골프카 ‘에이프로’
동양기전이 개발한 전기골프카 ‘에이프로’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동양기전(대표 조병호·양재하)가 전기골프카 시장에 뛰어든다.

 전기골프카를 바탕으로 친환경 전기차 부품, 전기완성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동양기전은 전북 익산공장에 연간 3000대 규모의 전기골프카 조립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4월부터 전국 골프장을 상대로 본격적인 차량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10월 신규사업으로 골프카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전기차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전기골프카는 수명이 긴 딥사이클 납축배터리를 적용한 고급형 모델이며 예상판매가는 대당 1500만원 내외이다. 경기도 마이더스밸리 골프장에서 시험 운영한 결과, 기존 일본이나 국산 골프카보다 등판능력과 안락감 등에서 우월한 평가를 받았다.

 동양기전은 일단 골프카 사업에서 수출과 내수판매를 합쳐 연간 200억∼300억원대 매출을 거두고 저속전기차(NEV), 구동모터 등으로 전기차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978년 설립된 동양기전은 유압실린더, 차량용 DC모터, 자동세차기, 카고 크레인, 콘크리트 펌프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4185억원, 자동차 부품업계 14위이며 기술력도 탄탄하다.

 덩치 큰 자동차 부품회사가 전기골프카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은 정체된 기존 자동차 부품시장을 대신할 사업 영역으로 전기차를 택했기 때문이다. 골프카는 진입장벽이 낮고 전기차 시장 진출에 따른 선점효과가 높은 장점이 있다. CT&T는 골프카에 기반한 저속전기차(NEV)로 기업가치를 몇배 올린 바 있다. 반면 동양기전은 주거래처 GM대우의 부진여파로 올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시급히 찾아야 할 상황이다.

 동양기전이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새해 골프카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골프카 내수시장은 연간 3000대 내외이다. 국내업체인 CT&T가 일본의 야마하, 그린보이(구 산요)를 밀어내면서 주도권을 잡았지만 최근 공성진 의원 비리사건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내년도 시장 전망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동양기전은 산요 골프카를 수입하던 국제 인터트레이드와 손잡고 주요 골프장 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동양기전 이시형 영업부장은 “지난 30년간 기계, 전장부품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골프차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