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 남은 과제는?

[ET단상]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 남은 과제는?

“무선인터넷 요금이 너무 비싸다” “쓰기 불편하다” “쓸 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 “너무 두꺼워 휴대가 어렵다”.

 스마트폰에 흔히 붙어다니는 수식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은 일반인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이른바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규모인 약 40만대를 형성할 전망이고 새해에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스마트폰이 ‘기술 중심’이었다면 최근의 스마트폰은 ‘고객 중심’이다. 블루투스·GPS·적외선통신·카메라·무선랜·와이브로 등 최신 기술을 앞세워 최고의 단말임을 주장해왔지만 정작 고객 시각에서 보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얼리어답터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기일 뿐이었다. 기술을 고객의 욕구 충족을 위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단말기를 살펴보면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쉬운 단말이라는 개념으로 UI, UX에 심혈을 기울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제조사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스크린 디자인에 서비스업체가 같이 참여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단말기의 LCD가 커지고 풀 브라우징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발전하며 스마트폰은 무선인터넷과 별개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관계는 밀접해졌다. 하지만, 제한된 WCDMA 대역폭을 통한 무선인터넷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네트워크 부담이 있었으며, 고객 입장에서는 요금 부담으로 인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통신사들의 일부 기득권 포기로 스마트폰에 무선랜(WiFi), 와이브로 등 무선 통신 기능이 추가되면서 사업자도 고객도 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WCDMA망으로 집중되던 데이터 트래픽이 분산됨으로써 망부하 부담이 줄어들게 됐고 고객도 무료로 또는 저렴하게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통신사들이 저렴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출시함으로써 무선인터넷 이용 부담이 더욱 줄었다. 그동안 무선 인터넷 산업 참여자들의 이해관계, 특히 망을 소유한 통신사의 수익악화 우려로 무선인터넷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통신사에 의해 통제되는 무선 콘텐츠는 소비자에게는 불만 그 자체였다.

 최근 무선 단말에서도 다양한 망을 거쳐 유선 인터넷 사이트로의 접근이 가능해져 자연스럽게 무선인터넷망의 개방이 이뤄졌다. 다양한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 가능해져 무선인터넷의 구경거리가 풍부해졌다. 더불어 통신사가 위피 기반으로 제공해온 핵심 서비스나 포털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단말에 내장함으로써 더욱 손쉽게 유용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바일 생태계가 구축돼 무한한 콘텐츠 수급의 길이 열렸다.

 지금의 스마트폰에 대한 열기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추세로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전략 또한 필수적이다. 이미 기술은 세계 수준이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불협화음을 낸다면 결국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각 주체가 최고의 기술력과 협업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 스마트폰 활성화를 주도해나가고 혁신적인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경수 KT 컨버전스와이브로사업본부장 lks97@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