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컴퓨터 공학자가 휴대폰 통화 보안의 핵심이 되는 암호화 코드를 해독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9일 독일의 컴퓨터 공학자 카르스텐 놀이 지난 27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 해커콘퍼런스 CCC(Chaos Communication Congress)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놀은 지난 8월부터 24명의 해커들과 함께 GSM 휴대폰 통화를 암호화하는 코드에 대한 해독 작업을 벌였다. GSM은 유럽식 3세대 통신기술로 세계적으로 35억명이 이 방식의 휴대폰를 쓰고 있으며, 통화를 암호화하는 데는 GSM 보안 알고리즘이 이용된다.
이들은 넉달 만에 이론적으로 이 알고리듬을 해독할 수 있는 2테라바이트 분량의 코드 목록을 만들었다.
놀은 지난 1988년 개발된 이후 전 세계 무선통화 보안의 80%를 책임지는 이 알고리듬의 취약성을 지적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 해독은)현재의 GSM 통화 보안이 얼마나 부적합한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데 이 정보를 쓰라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보안 수단을 개발하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연합회(GSMA)는 놀의 행위가 불법이며, 보안에 대한 위험성을 과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GSMA 대변인 클래어 크랜튼은 보안 알고리듬을 해독한 사람은 지금껏 없었다고 못박으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놀의 행동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