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 삼성 회장 특별 사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31일자로 단독 특별사면·복권된다.

 정부는 29일 오전 8시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전 회장의 특별 사면안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 통과시켰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이 반드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이건희 전 회장의 IOC 위원으로서의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체육계, 강원도민, 경제계 전반의 강력한 청원이 있었다.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이) 이제 심기일전해 세계 스포츠계에서 국가를 위해 기여하고 경제위기의 한국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상당히 오랜 기간 고심해왔으며 최종 결심을 내린 것은 극히 최근”이라고 밝혔다. 다른 경제인이 사면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번 사면은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며 “평창올림픽 유치에 두 번이나 실패한 강원도민의 염원을 감안, 평창올림픽 유치가 가장 큰 고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그룹은 이날 “정부와 국민에 감사한다”는 비공식 논평을 내놨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는 이번 사면을 환영했다. 이 전 회장 사면 건의를 주도한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전 회장이 경제 발전에 더욱 큰 기여를 해주기 바란다. 특히 IOC 위원으로서 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삼성그룹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위상을 높이고 우리 경제에 더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평했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국내 IT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도약할 전환점에 와 있는데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명망 있는 인사의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반겼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 전 회장 사면을 계기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에 큰 발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건희 전 회장은 김용철 전 그룹 법무팀장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사태로 지난해 4월 삼성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지난 8월에는 재상고 포기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사건의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선고됐다.

유형준·강병준·김준배 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