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글로벌 물류 IT업체로 거듭나겠습니다.”
박정천 케이엘넷 사장(61)은 29일 “삼일회계법인을 지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정부 지분 25% 매각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며 “2010년 새해에는 케이엘넷이 보다 경쟁력 있는 민영기업으로 새로 태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엘넷은 지난 1994년 물류 선진화와 효율화를 위한 물류 정보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설립된 회사다. 정부가 주도하고 관련 업계와 단체가 동참해 출범했다. 지난 15년간 국내 항만 물류 정보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면서 ‘물류 정보화=케이엘넷’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왔다.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케이엘넷을 민영화하기로 하고, 지분 25%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박 사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물류 정보화 분야에서 15년간 쌓아 올린 전문성 때문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정부 지분 매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르면 새해 상반기에 민영화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케이엘넷은 설립 후 10년간 파죽지세로 성장하다 지난 2004년 내부 고위 간부들에 의한 거액의 금융 사고가 터지면서 최대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런 어려운 시점에 회사를 맡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주인공이 박 사장이다.
박 사장은 지난 1967년 교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장, 항만정책과장, 해양정책국 해양정책과장, 지방 항만청장 등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성실과 정직을 실천해 온 입지전적 해양 물류 전문가다. 그는 케이엘넷 사장에 취임하며 △시스템경영 △책임경영 △투명경영 등을 원칙으로 세웠다.
그는 “전임 경영진들의 금융 사고 후 회사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며 “당시 100억원이 넘는 금융 사고를 수습하고 이젠 서울 강남에 본사 사옥을 가질 정도로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소개했다. 주가도 금융 사고 때 300원 이하로 떨어졌다가 이젠 3000원대로 10배 이상 뛰었다.
케이엘넷은 올해 예상 매출 320억여원에서 새해에는 수출 확대를 통해 매출을 40% 이상 급성장시키겠다는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수립했다.
박 사장은 “케이엘넷은 길게는 5년 이상 해외 공략에 꾸준히 공을 들여 중동 몇몇 국가에서는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금융 사고의 벼랑에서 케이엘넷을 구한 박 사장이 새해에 펼칠 ‘민영화’와 ‘글로벌화’라는 새로운 도전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