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소프트웨어도 글로벌 시장 개척 나선다

 소프트웨어(SW) 중소기업도 대항해에 나서고 있다. 열악한 국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3∼4년간 공들인 수출 전략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국 SW를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이들의 당찬 항해가 드디어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셈이다.

 ◇수출 100억원 돌파 기업도 탄생=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는 2009년에 수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상반기에 중국과 독일 등지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그린IT 분야 제조기업과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매출 200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인스프리트(대표 이창석)는 2008년 매출 485억원 가운데 10% 정도를 해외에서 라이선스 수입으로 거둬들였다. 2009년에는 전체 매출 600억원 중 30%에 해당하는 15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2005년 미국 티모바일과 라이선스 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 회사는 이후 미국 스프린트넥스텔과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을 고객으로 잡았다.

 알티베이스는 작년 25억원을 외국에서 벌어들인 데 이어 3년 내 해외 매출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정했다.

 파수닷컴의 2009년 수출은 50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란지교소프트는 1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마크애니는 2010년 300만달러 수출 목표를 세웠다. 비록 적은 수치지만 이들의 해외 진출은 의미가 있다.

 ◇원천 기술과 외형 확대가 관건=한국 SW기업들이 글로벌 개척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해당 분야에서 특허 등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프리트는 모바일 솔루션 핵심 기술과 관련해 무려 160건에 이르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바일 솔루션 관련 라이선스로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선진적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했다.

 글로벌 SW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MS·IBM·오라클과 같은 대기업은 사실상 세계 SW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전문 SW기업을 인수합병(M&A)해 덩치를 불리고 있다. 이에 지식경제부가 최근 민간과 함께 처음으로 출범시킨 420억원 규모의 SW M&A 전문펀드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M&A가 아닌 중소기업 간의 M&A인 만큼 성공사례를 이끄는 게 더 어렵다”면서 “기술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양질의 M&A를 이끌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IT 정보의 수집과 현지 파트너 육성을 핵심 과제로 지적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