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격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미 3배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상품수지는 사상 최대폭의 흑자가 확실시되는 반면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큰 폭의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수지 적자는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강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서비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ㆍ서비스수지 격차, 지난해의 3배=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집계된 상품수지 누적 흑자는 521억500만 달러다. 1998년 세운 종전 최고기록(연간 416억6천500만 달러 흑자)을 이미 경신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1999년부터 11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는 144억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네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이로써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격차는 665억900만 달러로 계산돼 관련 통계가 편제된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격차 223억4천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3배가량 벌어진 셈이다.
연간 격차는 1998년 406억4천1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01년 173억6천만 달러까지 좁아졌다가 2007년 479억3천600만 달러로 다시 벌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수치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격차가 올해 사상 최대로 벌어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두 지수의 격차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ㆍ여행서비스가 주 원인=서비스수지 적자는 주로 사업서비스와 여행서비스에서 비롯됐다.
사업서비스의 경우 연간 적자 규모가 2006년 71억7천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2억7천900만 달러로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11월까지 누적 적자가 138억5천만 달러로 집계돼 연간 적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대거 포함된 사업서비스는 제조업 등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도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사업서비스 가운데 법률ㆍ회계ㆍ경영컨설트ㆍ홍보 서비스수지는 지난달 1억7천1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의 월간 적자폭을 기록했다. 중개 및 기타 무역 관련, 광고ㆍ시장조사ㆍ여론조사, 운용리스, 연구ㆍ개발 등 다른 항목에서도 올 들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행서비스 적자는 업무 여행에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업무외 여행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내면서 지난 4월 이후 8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업무외 여행이란 유학ㆍ연수, 일반 여행, 건강 관련 여행 등을 가리킨다.
◇“서비스업 강화가 일자리 창출 핵심”=전문가들은 고용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려면 서비스 산업의 선진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2007년 1인당 구매력 기준 실질부가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불과할 정도로 부가가치 창출력이 낮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연구원은 “사업서비스의 경우 중소 제조업, 연구기관, 사업서비스 업체가 연계된 클러스터를 육성해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권태현 과장도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현황’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서비스업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낮다”며 서비스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과장은 “금융과 조세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으로 확대해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