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세계 최고 IT강국 실현을 위한 실천 과제](https://img.etnews.com/photonews/0912/091230050158_493753602_b.jpg)
얼마 전 국무총리가 정보기술(IT)의 중요성을 언급한 후 IT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이제 IT는 할 만큼 했으니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거나, IT는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용을 늘리기 위해 IT보다는 국가적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는 게 좋다는 형태의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국가적으로 IT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총리의 발언은 매우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진국들은 정보사회로 들어선 후 IT의 전략적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해 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 차원의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1990년대 말에 디지털 지구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미래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IT를 핵심적 GPT(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보고 인프라로서 IT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지나온 20여년 동안 대한민국이 세계가 놀라워 하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보여 준 것도 사실은 IT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일관성 있는 리더십과 관련 산학연의 일체화된 노력의 결과였음은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IMF 사태 때 IT 부문의 무역흑자로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한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IT 분야는 촌음을 다투며 새로워지고 있다. 오늘의 정상이 얼마 후에는 꼴찌로 전락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IT다. 이제 경인년 새해를 맞으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제일의 IT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가.
첫째,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의 원천으로서 IT 분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시급하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 IT인들은 대체로 IT산업 자체의 경쟁력 제고와 경제적 기여에 관심을 쏟아 왔다. 휴대폰과 반도체 그리고 디스플레이 등을 효자로 꼽고 이 분야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 왔다. 이제 IT를 IT 분야 자체만으로 놓고 보아서는 곤란하다. IT가 국가 전반적인 산업 분야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제 IT는 국가 발전의 ‘인프라를 위한 인프라가 되는 구조(Infra Squared Structure)’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조선·자동차·환경 산업 등이 세계 정상이 될 수 있다.
둘째, 인프라로서의 강한 IT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시원찮은 인프라 위에 선 산업들의 경쟁력이 뒤처질 것은 자명하다. IT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국내 연관 산업에 최고의 IT 인프라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IT 핵심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 등에도 적절한 투자와 정책적 고려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끝으로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광범위한 의미에서 장기적 IT 인프라 구축이 시도돼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많은 정보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보다 광범위한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자료의 디지털화도 시급한 과제다.
정보 격차 극복을 넘어서 디지털 통합을 향해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다. 경인년은 IT가 정보기술을 넘어서 인프라 기술(Infra Technology)로 새롭게 인식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박기식 ETRI 연구위원 kipark@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