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사장 체제로 새 출발한 삼성SDI가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 사업에 전격 나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이진건 부사장을 축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용량 전력저장장치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특히 부사장 체제로 사업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관련 사업 개시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취임사에서 2차전지를 기반으로 에너지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올해 사업 투자 규모나 계획·시기 등을 밝히지 않았지만 ESS 사업이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 효율화에 필수적인 분야라는 점에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SS는 급속한 전력의 주파수나 전압 변동을 조정해 줄 수 있는 ㎿급 단주기 저장장치를 비롯해, 심야전력을 저장했다가 최대부하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주기 저장장치, 전기자동차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주차하는 동안 전력을 송전해 주는 V2G 시스템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ESS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산업용 전력저장장치 등의 확산에 따라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전지연구조합에 따르면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지난 2008년 30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81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에너지저장용 전지시장은 2015년 156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SS용 2차전지 기술은 기존 소형 리튬 2차전지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고도화, 첨단화하고 있어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삼성SDI 측은 “관련 사업이 초창기인데다 수요도 많지 않아 올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전개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일러야 2011년이 돼야 사업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