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월드인사이드

 2000년대의 첫 10년 동안에는 의료 분야에서도 획기적 발전이 이뤄졌다. 미국 ABC뉴스는 인간 게놈 지도 발표, 인터넷 상용화, 공공장소 흡연 제한 등 지난 10년 동안 의료 분야의 획기적 발전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을 소개했다. 의료 분야 전문가 800여명에게 추천을 의뢰해 이들의 응답을 토대로 의료 분야의 획기적 발전 열 가지를 선정했다.

 ◇인간 게놈 지도 발표=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셀레라 제노믹스는 2000년 6월 인간 유전 정보인 게놈 지도 초안을 발표했다. 2003년에는 이 초안보다 진전된 인간 게놈 지도가 만들어졌으며, 2007년에는 셀레라 제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가 더욱 충실한 지도를 공개했다.

 인간 게놈 지도는 이를 토대로 효력이 크고 독성이 적은 의약품이나 치료 요법 등이 개발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의료 발전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간 게놈 지도 작성이 대중화될 경우 개인의 유전자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IT 상용화=의료 분야도 인터넷과 정보기술(IT)이 몰고 온 혁명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인터넷과 IT는 병원 진료 방식도 바꿔 놓았다. 의대 교수나 의사들은 이제 의료 연구를 위해 도서관을 찾을 필요가 없으며 환자 정보도 전산화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미국 오바마 정부도 병원 기록의 전산화를 위한 프로그램에 200억달러를 배정했다.

 ◇줄기세포 연구의 발전=의료 분야에서 줄기세포 연구만큼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역도 드물다. 줄기세포 연구는 정치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임상시험에서 불치병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재생 의학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에 기반을 둔 신약도 개발되고 있으며 새해에는 이를 적용한 최초의 임상시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공장소 흡연 제한=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위한 캠페인은 사회 각계각층의 보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27개 주와 워싱턴 D.C는 공공장소 흡연을 제한하는 법을 이미 마련해두고 있다. 미국 의학연구소(IOM)는 지난해 10월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한 조치로 간접흡연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며 이것이 심장마비와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심장병 사망률 급감=2000년대 의료 분야의 발전상은 심장병 치료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이후 40%나 줄어들었다. 심장마비도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워 곧잘 사망으로 이어졌지만 혈전 제거 약물 등이 개발된 지금은 환자를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기만 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암 치료제 개발=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등 암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암 치료의 틀 자체가 바뀌고 있다. 허셉틴은 유방암 재발을 막고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글리벡은 백혈구의 증식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에이즈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 고성능항바이러스요법(HAART) △신체 절개를 최소화한 외과 수술 기법 △호르몬대체요법(HRT) △뇌신경의 자극을 분석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도 지난 10년간 의료 분야의 획기적 발전으로 소개됐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