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IT 뉴딜에 착수한다. 고용 없는 성장에 따른 청년 미취업 사태, 40·50대가 주력인 늙은 벤처 CEO로 대변되는 경제 동맥경화 등을 극복하고 성장과실을 공유하는 건강한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IT 뉴딜에 승부수를 건다.
IT 뉴딜은 금융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전자신문이 지난해 초부터 시리즈를 통해 제안했으며 현 정부가 받아들였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최근 본지가 마련한 오명·곽승준 ‘IT 대항해 시대’ 특별 대담에서 “2010년 총리실과 미래기획위원회가 공동으로 IT 뉴딜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 정부의 최대 현안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 역동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지금은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국가 질서를 수립하는 시대”라며 “지금은 IT 인프라 및 기술에 따라 국부가 결정된다”고 진단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가 개막되면서 항해술과 조선술을 확보한 유럽 국가들이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패권을 장악했듯이 정보화 혁명이 시작된 1980년대부터 앞으로 20년간 IT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바야흐로 IT 대항해 시대를 맞는 셈이다.
오명 건국대 총장은 “일본은 정보화 물결을 타지 못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통해 세계적인 강자로 부상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IT시대가 끝났다고 하는데 나노·바이오·녹색 기술 등 차세대 성장동력은 모두 IT를 토대로 해야만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디지털 콘텐츠, 벤처, SW 제값받기를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곽 위원장은 “미국은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M&A하면 해당 벤처기업 사장은 크게 만족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제대로 가치를 쳐줘야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벤처 창업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콘텐츠는 새해부터 불법 다운로더들도 민사 책임을 지도록 법이 개정되며 SW 불법 사용 등도 법무부 등이 강력히 단속하기로 했다.
기술 중심의 창조 기업도 적극 육성한다. 이는 1인 창조 기업, 혹은 몇 명의 멤버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 사회에서 충분히 사업기회를 찾고 사업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곽 위원장은 “정부가 5000만원 자본금 제한 규정도 없앴다”며 “앱스토어, T스토어 등과 같은 휴대폰 공개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IT코리아 5대 전략’도 올해 본격화한다. 정부는 IT융합, SW, 주력IT, 방송통신, 인터넷 등 5대 핵심전략을 추진하기로 하고 민간과 함께 향후 5년간 189조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함께 팀을 이뤄 차질없이 추진 중이며 미래위가 이를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곽 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새해부터 개도국 원조를 확대할 예정인데 개도국이 가장 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IT”라며 “IT를 개도국에 보급해 국격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