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남겨놓고…먹먹해진 디지털전환

 디지털방송 전환 지원사업 예산이 140억원에서 25억원으로 대폭 깎인 새해 예산안이 국회 예결위를 통과하면서 3년밖에 남지 않은 디지털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예산안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가 140억원으로 올린 ‘디지털전환에 따른 시청자지원사업’이 무려 82%가 깎인 25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새해 디지털전환 인식률을 현재 48.1%에서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25억원으로는 두세 달밖에 지원을 펼칠 수 없다.

 디지털전환 사업은 2012년 말 아날로그TV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TV 방송만을 내보내는 사업이다. 아날로그TV가 없는 시청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디지털전환을 맞게 되면, TV 방송이 갑자기 나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전환 홍보를 비롯한 시청자 지원사업은 디지털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미 디지털전환을 진행한 유럽과 미국에서는 홍보 예산을 연간 500억원 이상씩 편성했을 정도다.

 지난해 6월 수립된 디지털전환 기본계획에서도 디지털전환 홍보를 비롯한 지원사업은 16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신환경 개선, 디지털전환 융자, 방송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비도 당초 계획보다 30∼40% 깎였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전환 사업은 3년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야 소외되는 계층 없이 안착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 “새해 디지털 전환 인식률을 80%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인원과 재원을 활용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