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온 상태에서 물질을 공중에 띄워 고유 특성을 파악하는 장치가 국내 처음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ㆍ원장 김명수) 온도광도센터 이근우 박사 연구팀은 특정물질을 용기에 닿지 않는 상태로 초고온·과냉각의 극한환경이나 유사 우주환경을 만들수 있는 ‘우주연구실 구현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휴대폰 케이스나 골프클럽에 쓰이는 지르코늄 합금을 원료로 1000∼1200℃상태에서 공중부양 시험을 하는데 성공했다. 이 장치 성공은 국내에서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에 이어 국가적으로는 5번째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장치 원리는 양쪽 금속판에 전기장을 흘러보내 가운데 들어있던 물질이 공중으로 부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부상한 물질에는 레이저 빛을 쪼여 액화할 수있다.
이 장치는 재료를 담는 그릇이 필요없기 때문에 연구대상 물질이 용기와의 접촉에서 생기는 오염이나 측정 오류, 측정 신호의 감소 등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
이 장치는 항공·우주 뿐만 아니라 공금속, 세라믹, 철강, 군사, 의료 등의 분야 물질연구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있다.
연구진은 NASA(미항공우주국)나 ESA(유럽우주국),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등도 우주왕복선과 항공기 제트엔진 등에 쓰일 수 백∼수천 ℃의 초고온에 견디는 초내열강 물질 개발에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우 박사는 “우주환경을 이용한 연구는 국가 간 기밀이기 때문에 상호 정보교환이 어렵다”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생물, 물리, 화학, 재료, 기계 등의 우주실험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