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의 이익 규모가 올해 1분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실적은 2008년말 금융위기로 급격히 악화했다가 급반등하면서 작년 3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4분기에는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금융지주 제외) 가운데 실적컨센서스가 있는 91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도 2.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매출은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작년 4분기의 이익둔화 국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상장사의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분기 대비 5.9%, 순이익은 1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4분기에는 각종 연말 비용이 집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이러한 우려에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11월 조정을 거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수익둔화 우려는 두 달여 간 조정을 받으면서 증시에 모두 반영됐다”며 “12월에 연말 랠리를 보인 데에는 올 1분기부터 이익이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제한적이나마 이익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올 2분기 이후 실적이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통상 증권업계가 1~2개 분기 이후 실적은 어느 정도 실제치에 근접하게 예측하지만, 장기 전망은 오차가 큰 편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출구전략 시행, ’더블딥’ 우려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많기에 이익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일단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선다는 것은 좋은 시그널이지만 증가폭 자체가 큰 것은 아니다”며 “결국 하반기 실적 흐름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영업이익 증감폭에 따라 주가모멘텀이 차별화될 수 있다.
오리온은 작년 4분기 44억원에서 올 1분기 152억원으로 244.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KT도 1천737억원에서 5천259억원으로 202% 늘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전력은 191억원 영업적자에서 5천196억원 대규모 흑자로 돌아서고, LG전자는 작년 3분기 6천28억원에서 4분기 2천153억원으로 급감하겠지만 올해 1분기에는 4천270억원으로 상당부분 수익을 회복할 전망이다. 그밖에 아모레퍼시픽은 546억원에서 1천173억원(114.9%), LG생활건강은 344억원에서 676억원(96.7%), 대우인터내셔널은 308억원에서 579억원(87.7%), CJ는 175억원에서 342억원(95.5%)으로 각각 곱절씩 늘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조6천41억원에서 2조3천408억원으로 10.1% 감소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48.8%)와 하이닉스(-33.4%), 삼성전기(-42.3%), 삼성SDI(-37.6%), 대항항공(-41.3%), 제일기획(-57.1%) 등도 영업익이 크게 감소할 업체로 꼽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