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의 생산증가율이 가장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며 경기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반면 경공업 일부 업종은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심각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ICT(정보통신기술 71개 품목) 업종의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8%나 증가, 새 업종으로 분류된 2005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종전에는 2006년 2월(36.0%)이 최고였다.
이 가운데 반도체제조업은 한때 -50%에 육박하는 등 2008년 9월부터 9개월에 걸친 혹독한 침체를 겪은 뒤 지난해 6월(1.8%) 플러스로 전환된 뒤 빠른 회복세를 탔다. 8~9월에 20%대, 10월에는 30%대를 거쳐 11월에는 무려 71.5%나 증가했다. 영상·음향기기 제조업과 컴퓨터·주변장치 제조업도 11월에 40%를 웃돌았다.
중화학공업(이하 중공업)의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21.5% 증가했다. 2004년 2월(22.1%) 이후 거의 6년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경공업 생산지수는 이 기간 4.4% 증가에 머물렀다. 월별로도 경공업은 여전히 등락을 반복하는 등 회복세를 탔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ICT 업종은 경공업의 10.4배, 중화학공업은 경공업의 4.9배나 된다. 경공업 중에서도 가죽·가방·신발 제조업 생산은 작년 11월 9.1% 감소하며 1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알코올음료제조업은 -11.1%로 두자릿수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대기업은 11월 생산 증가율이 23.5%로 2000년 8월(33.3%) 이후 최고였고 생산지수는 지난해 9~11월 140에 육박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11월에 7.3% 증가, 대기업 증가율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11월에 114.9로 120선도 넘지 못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