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에는 무선인터넷을 포함한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지난해 12월 국내 도입된 아이폰과 올해 도입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그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이폰의 국내 도입에는 찬반 양론이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와 더불어 다양한 모바일 환경을 새롭게 경험하게 만들 것이다. 모바일 단말기에 그 사이 국내에서는 금기시됐던 무선인터넷(WiFi) 기능이 추가되고, 서비스 업체들은 유무선 통합(FMC)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는 이용자가 정액제 형태의 무선데이터 요금으로 다양한 종류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앱스토어와 같은 다양한 무선인터넷 콘텐츠가 인기를 끌게 되고, 이를 개발하는 다양한 벤처회사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로써 정부의 최대 고민 중의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MVNO를 도입하면 이동통신망을 소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기존의 이통사업자와 도매 계약해 새로운 형태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30개의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거의 꼴찌로 MVNO를 도입하게 되나, 금년 중에 MVNO의 출현으로 모바일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케이블 업계·금융권·유통업계 등이 MVNO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MVNO 출현으로 그 사이 숨어 있었던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틈새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 175개국 이동통신회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 데이터 매출 비중이 평균 25.3%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통 3사의 데이터 매출 비중이 17% 수준으로 세계 평균보다도 뒤진 것은 물론이고 일본의 41% 수준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기부터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제일 먼저 사용하기 시작해 앞서나갔는데도 어떻게 지난 3∼4년 사이에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는지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좀 더 무선 데이터 중심의 모바일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우선 요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확실한 정액제를 도입해야 한다. 휴대폰으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수십만원의 이용요금이 나올 때가 있는데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무선 데이터 정액 요금제가 일부 도입됐으나 이용할 콘텐츠나 최대 이용 가능한 데이터량이 제한돼 있다. 유선초고속 인터넷은 초기부터 정액제를 도입해 이용자의 요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WiFi와 와이브로를 활용해야 한다. 와이브로는 대량의 무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가 잘 활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웃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와이브로를 이용해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와이브로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무선데이터 서비스의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무선데이터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와이브로망이 확충되고, 무선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무선 콘텐츠를 생성시키는 세계적인 벤처 기업도 많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겨나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chyim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