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모바일 무선 충전 기술 실용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휴대폰업체는 새해 2분기 고급 스마트폰 기종에 무선 충전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무선 충전을 실용화하면 휴대폰에 특정 규격의 어댑터·전원케이블을 연결하는 불편함이 깔끔히 해결된다. 휴대폰을 무선충전기 위에 올려놓거나 심지어 양복 주머니에 넣기만 해도 인근의 무선충전기를 거쳐 배터리를 저절로 충전할 수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내수보다 해외 시장에 무선 충전 기술을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휴대폰 어댑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미국은 기종을 따지지 않는 무선충전기를 도입하게 되면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현 모바일기기에 적용하는 무선 충전 기술 표준은 전자기 유도식과 자기공명식으로 나뉜다. 새해 휴대폰 시장에 보급될 무선충전기는 거의 100% 전자기 유도식이다. 전자기 유도식은 가까운 두 개의 코일이 유도전류를 일으키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전송 효율은 낮지만 인체에 무해한 특성으로 의료장비·전동칫솔·전기면도기 등에 널리 쓰인다.
1월 말이면 필립스가 주도하는 무선전력위원회(WPC:Wireless POWER Consortium)가 전자기 유도 무선 충전의 제1차 기술표준을 발표한다. 한림포스텍(대표 정춘길)·와이즈파워(대표 박기호)가 오는 2분기 무선충전기 출시 일정을 휴대폰업체들과 조율하는 가운데 대기업인 LS전선(대표 구자열)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자기공명식은 1∼2m 떨어진 송수신단에 동일한 주파수로 전력을 보내는 무선 충전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방안에 모인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지 않아도 동시에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전자파 안전성, 주파수 배치 등 기술적 문제가 있지만 특허 장벽이 높지 않고 충전 범위가 훨씬 넓어 국내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작년 9월 30일엔 자기공명식 무선 충전 컨소시엄인 ‘무선 충전 스페셜 인터리스트 그룹’이 출범했다. 전자부품연구원과 ETRI·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삼성전기·퀄컴코리아·LS전선 등이 가입했다. 관련 업체들은 이통 고객을 전원케이블에서 해방시키는 모바일 무선 충전이 새해 휴대폰 시장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윤상 한림포스텍 연구원은 “새해 모바일 무선 충전 시장은 초반에 전자기 유도식이 주도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충전 범위가 넓은 자기공명식이 점차 세력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