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핫이슈] <4>3D 영상

‘2009 전파방송 콘퍼런스’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정병국 의원이 3D TV를 체험하고 있다.
‘2009 전파방송 콘퍼런스’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정병국 의원이 3D TV를 체험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3D 영상 서비스 시장 전망

연말연시 전 세계가 주목한 주인공은 단연 3차원(3D) 입체 영화 아바타였다. 개봉 17일 만에 전 세계에서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벌어들이며 세상을 들끓게 만들었다.

 국내 상황도 예외는 아니었다. 20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외화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 고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휴 기간에는 예매를 하지 않으면 새벽 세 시라도 영화관을 찾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할 만하다.

 영화 아바타가 3D의 힘을 보여주자, 산업도 3D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3D 영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아바타처럼 스펙터클한 3D 영상을 안방으로 가져오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TV를 켜면 3D 영상을 볼 수 있는 3D 방송이 시작되며,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가 3D로 제작될 전망이다.

 여기에 또 한 번의 기폭제가 예고돼 있다. 소니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월드컵 경기 3D 영상화 권한’에 관한 계약을 한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이 되면 3D는 다시 한번 세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제4의 TV혁명 3DTV 방송에 세계가 주목한다=영화로 시작된 3D 돌풍은 머지않은 미래에 3D 방송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쉽게 접하는 대중화된 콘텐츠가 바로 방송이기 때문이다. 3D가 방송에 접목되면 3D의 파워는 실로 막강해진다. 3D 콘텐츠를 찾을 필요 없이 ‘틀면 나오는’ 3D 시대가 열린다. 3D 디스플레이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흑백-컬러-디지털을 잇는 제4의 TV 혁명 ‘3D TV 방송’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디스플레이뱅크의 세계 3D TV 전망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3D TV는 연평균 562.1%의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다. TV를 제외한 3D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보다 낮은 95.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D TV의 가정 침투율도 2015년까지 최고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기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15년 3D TV의 예상 가구 침투율은 미국 15∼25%, 유럽 6∼15%, 일본 10∼20%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는 이러한 주목을 받는 3D의 원년으로 불릴 만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마땅한 콘텐츠가 없어 소비자는 아직 3D TV를 위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지는 않지만 업체들은 벌써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우선,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에서도 최대 이슈는 3D가 될 전망이다. 삼성과 LG가 3 D TV를 대거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샤프와 NEC, 히타치 등은 특수 안경 없이 시청하는 3D TV를 출품한다. 현대는 46인치 3DTV 4대를 연결해 총 92인치의 대형 멀티비전을 구현할 예정이다.

 3D 방송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2007년 NBA 농구, 슈퍼볼 경기 등을 위성망을 거쳐 3D로 시범 서비스한 바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 TV 광고에 적용되기도 했다. 영국 비스카이비(BSkyB)도 2008년 3D 시험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그 출발을 국내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끊었다. 1월 1일부터 24시간 3D 방송 전문채널(1번)을 지정하고 시험방송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도 3D 채널을 론칭할 예정이다.

 또, 6월에는 소니가 월드컵 25경기를 자사 장비로 촬영·편집, 대회 기간에 7대 도시 소니 부스에서 하이라이트 3D 영상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3D에서 세계 최고를 노린다=올해 10월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풀HD(1080i, 200만화소) 해상도의 3D 방송을 지상파·케이블·위성을 거쳐 시험송출한다. 지금까지 시험방송된 것은 모두 해상도가 4분의 1로 떨어진 방식이었다.

 또 지상파 방송으로서도 최초의 시도가 이뤄진다. 일반 2차원(2D) TV를 보유한 가정에서는 평소와 같은 2D 영상을 보면서 3D TV를 가진 가정은 풀HD 수준의 3D 영상을 보는 방식이다. 기존 방송이 이뤄지고 있는 채널에 왼쪽 영상을, 다채널(MMS)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채널에는 오른쪽 영상을 실어서 보냄으로써 이를 가능케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시험방송추진단도 발족했다. 또 스카이라이프는 세계 처음으로 24시간 3D 전용 채널을 만들어 시험방송에 들어갔다.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3D TV 양산을 시작한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 40만대, 2011년 340만대에 이르는 3D TV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어지럼증을 최소화한 AM OLED 3DTV 기술 개발과 함께 액티브 방식(셔터 글라스 방식)의 3D TV를 준비 중이다.

 3D 영화 제작도 활발하다. 올해 국내에서는 3편의 3D 영화가 예정돼 있다. ‘친구’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이 ‘아름다운 우리’를 3D로 촬영할 예정이다. 2020년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남한 고속정 ‘참수리 357호’에 기습공격을 감행해 벌어지는 해상 전투를 영화한 것으로, 연말께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스튜디오가 제작해 EBS에 방영된 ‘한반도의 공룡’ 또한 3D 영화로 다시 제작된다. 이와 함께, 해외 합작으로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공포물 ‘소울메이트’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도 3D 확산에 불을 지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서비스,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송 프로그램, 영화, 게임 등 콘텐츠를, 지식경제부는 3D 인프라를 지원하는 지원계획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3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