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형 연구에서 `선도형` 변신”](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100107111553_1985881144_b.jpg)
“메타볼로믹스, 테라그노시스, 바이오닉스 등 융합 신기술 분야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한홍택)이 전 세계적으로 아직 개념정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미래지향적 융합 신기술 분야를 한 발 앞서 개척하고 나섰다.
전 세계 과학기술 분야에서 최근 메타볼로믹스, 테라그노시스, 바이오닉스 등 융합 신기술에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동안 선진국 추격형 연구에 주력했던 우리나라가 이들 분야 핵심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11월 KIST 연구 분야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은 유영숙 연구부원장은 새해 KIST의 핵심 연구 방향을 “다양한 분야의 협력 연구가 가능하다는 KIST만의 강점을 살린 융합연구”라며 “특히 현재까지 뚜렷한 기술 성과가 적은 테라그노시스·메타볼로믹스·바이오닉스 등 미개척 분야에서 KIST의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선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 분야에서는 선진국보다 앞선 3∼4년 전부터 이미 관련 연구를 기획, 오는 2013년까지 총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 부원장은 “미 국립보건원(NIH)이 지난해 관련 부서를 신설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매우 앞선 것”이라며 “테라그노시스 기술을 활용한 난치성 질환 표적 치료제 시장은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체학 응용기술’로 불리는 ‘메타볼로믹스(Metabolomics)’ 분야에서는 KIST의 기존 생체대사팀이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 대사 데이터를 구축했다는 것이 큰 강점으로 부각된다.
유 부원장은 “해외 연구팀이 서양인 생체시료로만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양인의 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KIST 연구진은 매우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공학 기술을 생물학적으로 적용한 ‘바이오닉스(Bionics)’ 분야에서도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체내 이식형 신경전극 시스템’ 연구에 착수, 이미 부분적인 성과가 도출됐다.
유 부원장은 “바이오닉스에 기계학(미케닉스)을 결합한 장애인 재활치료 프로그램까지 개발하는 등 융합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원장은 “특정 연구 분야에 국한된 타 연구소와 달리 다양한 연구 분야를 연계할 수 있는 KIST는 융합연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이들 신기술을 중심으로 KIST가 세계적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1. 메타볼로믹스=대사물질을 분석해 숨어 있는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학문으로 대사체학이라고도 한다.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결정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유전체기능학의 하위개념이다.
2. 테라그노시스=분자영상과 나노의학 기술을 결합시킨 분야로 치료를 뜻하는 ‘테라피’와 진단을 의미하는 ‘다이아그노시스’를 합친 것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동시에 치료를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진단·치료기술을 말한다.
3. 바이오닉스=생체의 동작을 모방하여 도구나 기계를 만들어내는 등 생체(生體)의 기구·기능을 공학적으로 연구해 거기에서 얻은 지식을 기술적 문제에 응용하는 학문.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