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통신 3강 "컨버전스 선점하라"

`통합 LGT` 출범… SKT·KT `이종산업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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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LG텔레콤이 본격 출범하면서 국내 통신 시장은 KT·SK·LG의 그룹별 신3강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유선과 무선통신 사업으로 구분됐던 통신 시장은 20여년 만에 유무선 통신을 갖춘 거대 사업자의 각축장으로 재편됐다. 여기에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등장하게 되면 통신 시장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3사 모두 통신서비스 기업을 넘어 통신·방송 융합과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컨버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어서 경쟁 양상 또한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관측됐다.

 통합 LG텔레콤은 6일 초대 대표이사에 이상철 부회장을 선임하고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텔레콤은 특히 ‘탈(脫)통신’과 ‘고객가치경영’을 새로운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음성 통화 위주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숨겨진 고객가치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은 전담조직을 신설해 20여개의 탈통신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며, 다음 달 선정한 후 모두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고착화한 음성통신 기반의 기존 이통 시장이라면 몰라도 탈통신 시장에서 만년 꼴찌를 면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침체일로의 국내 통신 시장은 KT와 SK텔레콤에도 변화를 요구했다. 지난해 KTF와 합병을 거쳐 유무선 종합 통신사로 변모한 KT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무선데이터 매출 확대를 표방했다. 음성시장의 한계를 인식한 포석이다. KT는 렌털 업체, 카드사 등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도 B2B 영업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을 상대로 한 컨설팅과 기술영업은 기존에 SK텔레콤이 눈여겨보지 않던 분야다. 지원금 위주의 개인고객 마케팅 전략만으로도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부터 3개 통신그룹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서 전혀 다른 형태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컨대, 병원 정보화 컨설팅 사업을 놓고 3개 이통사가 동시에 수주전 뛰어드는 일도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본격화될 차세대 이통 시장에서 이른바 ‘협력형 경쟁’이 초기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철 부회장은 “3사가 한 해 8조원의 마케팅비를 쓰는데 이 가운데 단 10%만이라도 R&D 등에 쓴다면, 아이폰을 뛰어넘는 제품을 금방 만들어 낼 수 있다”며 “3사가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해 잃어버린 IT 왕국을 재건하자”고 제안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