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페라리와도 자웅을 겨룰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갖추었던 이태리의 스포츠카 메이커 마세라티, 현재는 페라리와 한 솥 밥을 먹고 있지만 여전히 스포츠카 메이커로서의 이미지가 강한데, 그런 마세라티가 만든 최고급 스포츠 세단은 어떤 느낌일까?
지난 2003년 등장해 이탈리안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정상 자리를 지켜오던 콰트로포르테는 기본형 4.2리터 엔진 외에, 더욱 강력한 4.7리터 430마력 엔진을 얹은 콰트로포르테 S를 선보였고, 이번에 다시 엔진 성능을 높이고, 좀 더 스포츠카에 가깝게 차체를 꾸민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 S"모델을 선보였다.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 S는 크지 않은 변화 속에서, 변화의 의도를 잘 살려내 첫눈에도 더욱 스포티한 인상을 풍긴다. 바탕을 짙은 회색으로 처리한 헤드램프 덕분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듯 샤프한 느낌이 묻어나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가운데 세로 핀들을 오목하게 처리해 스포츠 쿠페인 그란 투리스모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에는 가로로 빨간색 라인이 추가되었다.
인테리어에는 우드그레인 대신 티탄텍스를 센터 페시아와 변속기 레버, 도어 트림 등에 사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 곳곳을 덮고 있는 갈색 가죽은 흰색 스티치와 파이핑이 어우러져 이탈리안 명품 가죽 세공의 손길이 느껴지며, 스티어링 휠의 동그란 버튼들은 페라리의 마네티노 스위치 주변의 버튼들을 닮았다.
엔진은 배기량이 4.7리터로 콰트로포르테 S와 동일하지만 튜닝을 통해 그란투리스모 S와 같은 440마력을 뿜어낸다. 세계 최고의 엔진을 자랑하는 페라리의 형제 브랜드답게 회전이 매끄럽고 빠르게 치솟는다. 자동 6단 변속기는 가장 스포티한 프로그램을 채용한 듯, 변속이 빠르고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 매칭이 정확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기어가 한두 단 내려가고, 회전수는 올라가면서 주행이 보다 강렬해 지는데, 이때 회전수 상승과 함께 아주 매력적인 배기 사운드가 터져 나온다. 노멀 모드에서는 럭셔리 세단답게 안락하고 조용하게 주행하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스포츠카로 돌변하는 것이다. 야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명마가 고삐에 의해 조종 당하다가 고삐가 풀렸을 때 그 야성이 폭발하는 느낌이다. 페라리를 연상케 하는 배기 사운드는 터널을 지날 때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시내에서조차 그 울림이 아주 매력적이다.
변속은 약 7,250rpm에서 이루어지는데, 50, 110, 170, 23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지고, 5단 6,500rpm 부근에서 280km/h를 지난다. 초반 가속은 스포츠카 뺨칠 정도로 빨라 0∼100km/h 가속에 5.1초가 걸릴 뿐이다. 어떤 속도 영역에서든 엑셀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 즉시 경쾌한 가속이 터져 나온다.
서스펜션을 낮추고 보다 스포티하게 세팅해 안정감이 높지만 안락함에서도 여전히 부족함이 없다. 대부분의 오너는 직접 운전대를 잡겠지만 뒷좌석에 VIP를 모시는 데도 문제는 없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 마세라티가 새롭게 선보인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 S는 피닌파리나 디자인의 섹시한 자태와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명품 실내, 그리고 페라리의 혼이 담긴 강렬한 주행과 멋진 사운드가 어우러져 그 매력의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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