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 - 변수식 삼양데이타시스템 대표

 삼양사를 주력 계열사로 보유한 삼양그룹은 지난 1999년 정보화를 기반으로 한 경영혁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삼양사를 시작으로 계열사마다 프로세스혁신(PI)을 통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삼양그룹이 정보화 기반의 경영혁신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올해 삼양그룹은 정보화를 통해 경영혁신을 하겠다고 선언한지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삼양그룹의 기업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사업영역도 많이 확장됐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보화는 계열사별로, 업무영역별로 이뤄졌습니다. 이처럼 개별적으로 이뤄진 정보화는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삼양그룹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오히려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삼양그룹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변수식 삼양데이타시스템 대표가 분석한 삼양그룹 IT인프라의 현주소다. 변 대표는 삼양그룹이 본격적으로 정보화를 시작한지 10년째를 맞는 올해 대대적인 IT인프라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이 중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그동안 각기 개별적으로 구축된 ERP 시스템을 그룹 차원에서 모두 통합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본격화되며, 향후 3년동안 진행될 계획이다. 변 대표는 “먼저 지난 2000년에 오라클 JDE 기반으로 구축된 삼양사 ERP시스템을 오라클 신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모든 계열사와 해외법인의 ERP를 오라클 기반의 싱글인스턴스로 재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양그룹 계열사의 ERP시스템은 삼양사와 삼양밀맥스는 오라클 JDE기반으로, 삼양제넥스와 삼양웰푸드는 과거 SSA글로벌코리아가 공급했던 BPCS 기반으로 구축돼 있다. 그외 계열사들은 자체 개발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양그룹은 이처럼 상이한 계열사의 ERP시스템을 두개의 통합정보시스템으로 재구축할 계획이다. 이중 하나는 삼양사 전용 ERP시스템으로, 다른 하나는 삼양밀맥스·삼양제넥스·삼양웰푸드·삼남석유화학·삼양화성·삼양엔텍·삼양EMS·삼양이노켐 등 계열사의 통합ERP시스템으로 사용된다. 이후 해외법인에 대한 글로벌싱글인스턴스 프로젝트도 추진하게 된다.

 변 대표가 삼양그룹의 ERP 프로젝트에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변 대표는 지난 1997년 그룹 경영혁신팀장을 맡으면서 PI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혁신하면 주로 품질혁신이나 생산혁신이 추진되는 시기였다. 이때 변 대표는 프로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PI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 끝에 PI·ERP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고,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에 가장 먼저 이를 적용했다. 변 대표는 삼양사 ERP 프로젝트의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으면서 ERP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10년만에 다시 전사 ERP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변 대표는 “이번 그룹 통합 ERP 프로젝트는 스마트 인프라, 단절없는 프로세스, 거버넌스·리스크관리·컴플라이언스(GRC) 적용이라는 3대 구축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변 대표가 언급한 스마트 인프라는 △가상화 추진,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 통합, 그룹 단일 스토리지 운영 등의 통합관점 △웹기반, 모바일 서비스, 글로벌 코드체계를 갖는 개방관점 △원스톱서비스, 업무기능 중심 포털 등의 서비스관점 등을 기반으로 구축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단절없는 프로세스는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수준을 높여 마케팅·연구개발(R&D)·영업·구매·생산·물류·고객서비스 등의 밸류체인 상에서 실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향후 구축될 제품수명주기(PLM)시스템을 비롯해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ERP시스템, 구매시스템, 물류시스템, 파트너관리시스템(PRM) 등 개별 시스템을 통합하거나 연동할 계획이다.

 변 대표는 “현재 프로세스 상으로는 실시간으로 실제 데이터가 흐르지 않아 수요예측, 판매계획, 생산계획이 연동되지 않고 주문량을 월말에 일괄 입력하거나 수작업을 하는 문제가 발생해 업무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전 프로세스에 걸쳐 실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GRC 적용으로 기업 전반의 활동이 경영목표에 맞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강제화된다. 또 주요 위험을 식별·평가하는 프로세스도 도입된다. 내·외부 규제를 충족하는 업무 절차 및 관리제도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삼양그룹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통합커뮤니케이션(UC)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내부 통신선을 모두 인터넷선으로 교체한 데 이어 올해는 UC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이를 유무선융합(FMC) 환경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양그룹은 이미 모바일 컴퓨팅 환경을 도입하기 위해 KT를 구축 사업자로, 쇼옴니아폰을 공식 단말기로 선정했다. 올해부터 삼양사와 연구소 팀장을 대상으로 단말기를 제공하고 3년 내 전 계열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외에 그룹통합인사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지난해 8월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며, 오는 7월 완료된다.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은 각 공장마다 환경이 상이해 공장별로 구축되고 있다. 지난해 삼남석유화학을 대상으로 구축한 환경·안전 보건시스템에 대해서는 올해 그룹 표준 모델을 만들어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올해 그룹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보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변 대표가 현재 무엇보다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각 사업영역별로, 각 계열사별로 상이한 정보화 수준을 전체적으로 한단계 상향 평준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변 대표는 “삼양그룹은 다른 그룹과 달리 CEO가 정보화에 대한 의지가 높고 각 계열사 직원들도 그 어느 그룹보다 변화관리에 적극적”이라면서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삼양그룹의 정보화 수준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수식 삼양데이타시스템 대표는

 1951년 출생으로 영남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울산대학교 경영대학원,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보통신정책과정을 수료했다. 1975년 삼양사에 입사한 이후 그룹 품질관리추진위원회 간사, 그룹 관리혁신추진위원회 위원, 울산공장 경영관리팀장, 그룹 경영혁신팀장 등을 거치면서 주로 혁신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 이후 1999년 삼양사 ERP프로젝트에서 PM을 맡으면서 정보화 기반의 경영혁신에 관여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부터 삼양그룹 CIO를 맡아왔다. 2002년에는 삼양데이타시스템 대표로 자리를 옮겨 그룹 CIO 업무를 계속해서 수행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