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들은 현재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시절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5년 공전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전자거래기본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시행령, 시행규칙, 그리고 기술규격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부의 담당 공무원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어 체계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컨설팅을 통해 로드맵과 기술규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준을 마련하는 주무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 참여했던 특정 벤더 업체에게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공전소 논의 초기부터 참여했다는 한 공전소 사업자 관계자는 “초기 공전소에 대한 논의가 추진되는 2∼3년 사이 공전소 담당 서기관은 4∼5명이, 사무관은 10명에 가깝게 교체됐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공전소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초기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초기 전자거래진흥원)은 공전소 사업자에게 시장이 활성화 될거라는 기대만 심어줬을 뿐 실제 이행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은 적었다. 단지, 초기 시장 활성화의 저해 요인으로 대두됐던 전자문서에 대한 법적 효력을 인정하는 데 있어 상충되는 법령은 어느 정도 정리했다. 그러나 부처간의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금융위원회나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감독을 받는 기업 및 기관들은 여전히 종이문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공전소 사업자 관계자들은 공전소 정책이 논의된 이래 현 담당 공무원들이 가장 적극적이다고 입을 모은다. 이중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나서서 공전소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공전소에 대한 기업 CEO의 잘못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 입장을 대변해 줄만한 단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공전소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가 있지만 주로 벤더 업체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만으로 구성된 단체를 만들자는 논의가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