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성공하려면 창의적인 젊은 연구개발자들과 벤처기업들이 모여들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더 시급하다.”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첨단기술직접단지로 평가받는 독일 드레스덴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이 7일 송석구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민간위원장에게 제시한 걱정어린 조언이다.
이날 송 위원장은 독일 드레스덴시 디르크 힐버트 부시장과 실리콘밸리 기업인 협회인 실리콘밸리리더스그룹의 칼 과디노 대표를 정부중앙청사에 초청해 양국의 성공 비결에 대해 벤치마킹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힐버트 부시장은 “통독 이후 사실망 망한 드레스덴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잡았던 키가 바로 과학기술 집적단지였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서독의 유망한 엔지니어들과 기업들을 불러모으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회적 인프라인 학교와 유치원, 병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데 상당한 힘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입주 이후에도 망하는 기업이 부지기수로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힐버트 부시장은 “집적단지에 대기업만 있다거나 벤처기업만 있다거나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연구개발이 창업으로 이뤄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집적단지 안에서도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칼 과디노 대표도 비슷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자생적인 집적단지라 세종시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업이 성공을 해야하는 것은 같은 이치”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신생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핵심이므로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부지나 기반시설 같은 물리적인 여건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시스템적 고려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지적을 받아든 송 위원장은 “세종시도 대기업은 그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주기업과 엔지니어들이 양 국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갖자”고 제안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