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글로벌 트렌드:유럽 9개국 ‘슈퍼 신재생 전력망’ 올해 만든다

 오전에는 노르웨이의 수력을, 오후에는 독일의 태양광을, 밤에는 스코틀랜드의 풍력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처럼 꿈 같은 상상이 실제로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 북해 연안 국가들이 각국의 자연적 특성을 활용해 생산한 전기를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AFP·가디언 등 유럽 외신은 최근 북해 연안 국가들을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슈퍼그리드(Supergrid)’가 이달 안에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슈퍼그리드 프로젝트에는 독일·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덴마크·스웨덴·아일랜드·영국의 9개국이 참가한다.

 300억유로(약 486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프로젝트는 6000㎞의 해저케이블로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연결한다. 연결 대상은 독일의 태양광발전소, 스코틀랜드의 풍력발전소, 벨기에·덴마크의 파력발전소, 노르웨이의 수력발전소 등이다. 참가국들은 2020년까지 프로젝트를 완성하기로 하고 관련 계획을 올 가을까지 내놓기로 했다. 노르웨이의 수력발전 덕택에 연간 30GW의 청정 에너지가 유럽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슈퍼그리드 제안서를 검토한 유럽위원회(EC)는 연말까지 계획을 완료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기술적·법적·환경적 이슈들을 이번 달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특히 슈퍼그리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이후 북아프리카와 남부 유럽의 태양광·열 발전단지와 유럽을 연결하는 보다 큰 전력망 건설계획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풍력에너지연합(EWEA)의 저스틴 위키스는 “현재 유럽에서는 석탄 화력발전소 100기에 해당하는 100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 중”며 “해상풍력발전의 급증은 이들을 연결할 새로운 전력망이 필요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로드 헌트 영국 에너지·기후변화 장관은 “우리는 북해에 거대한 자원이 있다는 점을 인식, 이를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각국의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함봉균·김용주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