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전화 그거 국산 아니잖아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의 ’글로벌 플레이어’ 전략을 가속화하면서 갈수록 국내생산 규모 및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생산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협력 부품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휴대전화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전 세계 7개 공장에서 모두 2억6천967만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키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협력업체에 통보했다.통산 제조업체들은 휴대전화 판매량보다 여유 있게 생산계획을 세우는데, 이를 토대로 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2억4천만∼5천만대의 휴대전화 판매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2억대 판매를 넘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통해 2억5천만대 가까운 휴대전화를 판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문제는 삼성의 휴대전화 사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국내생산 규모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협력업체에서 파악한 삼성의 올해 휴대전화 생산량을 공장별로 보면 중국 톈진이 8천272만대 가량으로 가장 많고, 후이저우(7천326만대), 구미(4천836만대), 베트남(3천415만대), 브라질(1천395만대), 중국 선전(897만대), 인도(827만대) 등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 휴대전화의 국내생산 규모 및 비중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국내생산 비중이 사상 최초로 2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2005년의 경우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글로벌 생산량은 1억300만대, 구미공장 생산량은 7천700만대로 국내 생산량 비중이 75%에 이르렀다.이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글로벌 생산량은 2006년 1억1천400만대, 2007년 1억6천100만대, 2008년 1억9천700만대 등으로 급증했지만, 국내 생산량은 2006년 7천200만대, 2007년 8천400만대, 2008년 6천800만대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생산량은 2억대를 넘어섰지만, 국내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이에 따라 국내생산 비중은 2006년 63%, 2007년 52%, 2008년 35% 등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준공한 6번째 해외 공장인 베트남 하노이 공장의 생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최대 1억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어 국내생산 비중의 축소는 불가피하다.삼성전자는 2005년 이후 국내생산 비중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해 글로벌 생산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생산 비중은 물론이고 생산량 자체도 최근 몇년간 감소하면서 국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삼성전자의 기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휴대전화 부품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2009년 상반기 휴대전화 부품업체 경영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품공급업체인 A사의 매출은 2007년 600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보고서는 “글로벌 생산 확대는 외부 환경 변화 대응력이 부족하고 경쟁력이 열위에 놓인 부품업체들의 성장에 위협적인 요인”이라며 “내부 전속 시장(Captive Market)을 붕괴시켜 국산 부품 채용이나 부품업체 매출의 직접적인 감소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