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문제점은 없나

 세종시 투자기업으로 삼성·한화·롯데·웅진 등이 확정됐다. 일부에서는 LG·SK·현대자동차 등의 투자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남은 부지가 거의 없는 만큼 대기업들의 추가 투자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세종시 산업 부지 347만㎡(104만평) 가운데 삼성·한화·롯데·웅진 등에 배정된 땅을 제외하고 남은 면적은 50만㎡(15만평)에 불과하다. 따라서 1개 업체 정도 더 여유가 있는 셈이다. 또 녹색산업단지 내 남아 있는 165㎡(50만평)의 부지는 이번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의 협력 중소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시에 입주키로 한 기업들은 우선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비교적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렴한 가격으로 사업부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고 KAIST·고려대 등이 들어설 경우 산·학·연 연계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사업을 유치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일부 기업들은 증설 등의 사업 부지를 추진함으로써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웅진그룹의 경우 세종시에 입주키로 한 웅진에너지의 태양광잉곳, 웨이퍼 3공장은 대전에서 해왔던 사업이다. 웅진그룹 측도 “기존사업 부문의 공장 증설이 포함돼 있다”며 “비록 기존 사업장과 떨어져 있지만 거리가 멀지않아 기존 공장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사업장 지역의 반발은 물론 생산공장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다. 삼성의 LED사업 역시 주 사업장인 수원·용인과의 거리 문제가 부각되며 태양전지 생산라인 역시 기존 사업장과의 거리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의 경우 최근 수원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은 데다가 전국에 컨택트센터가 이미 구축돼 있다. 컨택트센터는 인력 통합 문제가, 데이터센터는 수원 지역과 어떻게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지가 과제다. 삼성SDS는 컨택트센터의 인력문제를 통합보다는 신규 인력 고용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사업이 확대돼 증설해야 할 경우 여유 있는 부지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세종시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불확실성이다. 이번에 발표한 삼성, 한화·웅진·롯데 등이 발표한 사업은 모두 신수종 사업 등으로 대부분 연내 착공해 곧 생산 라인을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이 표류할 경우 사업 타이밍을 잃게 돼 오히려 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 실무기획단 측은 투자유치 과정에서 접촉한 대부분 기업들이 “세종시 수정안 처리가 늦어지면 투자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연내 착공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집중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가 녹록치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한 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