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이 올해 잇따라 그룹 차원의 정보기술(IT) 아웃소싱을 추진한다. 금융 계열사별로 흩어진 IT전문인력을 아웃소싱 업체로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노사 마찰이 우려되는 등 올 금융IT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그룹이 금융계열사의 IT 인력 및 운영을 IT계열사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해 신한은행에 이어 올해 하나·국민은행도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은행 IT인력의 IT계열사 이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라 노사마찰 등의 현안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은행 차세대시스템 등 주요 IT사업을 마무리한 만큼 올해 하나은행의 IT 아웃소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IT 운영업무를 IT계열사 하나아이앤에스로 이관한다는 방침 아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조율 중이다.
하나은행의 작업은 지난해 하나대투증권의 IT 아웃소싱 과정에서 노사간 불협화음이 컸던 만큼 안팎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하나대투증권의 IT 인력은 하나은행 300명의 5분의 1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감안해 아직 이 사안을 공식화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T서비스 전문성 강화 맥락 아래 은행 외부의 IT역량이 더 높다면 아웃소싱을 활용한다는 원칙”이라며 “IT조직 분리는 내부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최대 시중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은행도 이르면 상반기 KB금융그룹 IT계열사인 KB데이타시스템으로 아웃소싱할 것으로 관측됐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ITO에 관한 물밑 검토작업을 벌였으나 국민은행이 올해 2월 차세대시스템 가동을 앞둔 상황이어서 이 사업 완료 이후로 검토를 보류한 상태다.
국민은행 역시 IT인력이 650여명에 이르고, 연간 IT투자액도 4000억원에 달하는 등 IT 부문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ITO는 KB금융지주 회장 신규 선임 등 금융그룹 차원의 변수가 있어 이 문제를 정리한 후에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해 은행을 포함한 증권·카드·생명 계열사의 IT운영 업무를 신한데이타시스템으로 이관했다. 당시 신한금융그룹은 노사간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금융계열사의 IT운영 인력을 IT계열사로 이관하지 않고 IT 파트 내에 다른 업무로 재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