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한국형 LCD라인` 만든다

 중국에 8세대급 LCD 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현지 공장에 한국산 장비 도입을 대폭 확대한다. 양사는 핵심 전 공정 장비인 플라즈마화학증착기(PECVD)를 비롯한 국산 장비 비중(금액 기준)을 최고 70% 선까지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년 전부터 국내에서 가동 중인 8세대 라인에서 검증한 국산 장비 성능을 바탕으로 중국에 ‘한국형 LCD 라인’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의 수출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건립할 예정인 7.5세대 LCD 패널 공장의 국산 장비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국내 패널 공장에서 운용 중인 국산 장비 비중이 50% 선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아지는 셈이다. 광저우에 공장을 건립할 예정인 LG디스플레이도 70% 수준으로 국산 장비 채택률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미 국내 두 번째 8세대 라인(P8E) 발주 과정에서 장비 국산화 비율을 70% 선까지 확대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공장의 국산 장비 채택률을 국내에 가동 중인 라인보다 높인다는 계획”이라며 “금액기준으로 국산 장비 비중을 60∼70%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국산 장비 수요는 3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여기에 대만·일본·중국 현지 업체들의 수요까지 감안하면 중국에서 발생하는 국산 장비 수요는 5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 시장을 이끄는 국내 패널업체의 중국 공장에 국산 장비가 많이 들어가면 다른 나라 업체의 중국 공장에 들어갈 여지도 훨씬 많아진다.

 삼성과 LG의 국산 장비 확대 결정에는 지난달 양사의 중국 투자를 승인한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경부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최종 승인 직후 낸 참고자료에서 국내 LCD 패널 라인의 국산화 비율이 이미 60% 수준에 달했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중소 장비업체들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영대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장은 “국산 디스플레이 장비 성능이 그동안 꾸준히 개선돼 왔으며, 최근 2년간 국내 대면적 양산 라인에서 검증받았다”며 “한국 패널 업체는 물론이고 해외 거래처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