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특허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 3위 수준을 유지했으나 삼성과 LG 등 일부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특허정보원이 발표한 ‘미국 특허로 바라본 한국의 기술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 특허 등록 건수 및 기술력에서 모두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 특허 보유 기업수는 경쟁국에 비해 크게 적은데다 대부분 특정 대기업에 국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특허를 등록·보유한 기업·대학·연구소는 총 1만1016곳으로, 이 중 미국이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9.4%), 독일(6.2%), 대만(4%)이 뒤를 이었으며, 우리나라는 1.4%에 그쳤다. 이는 아시아 경쟁국가인 일본과 대만에 비해 각각 7분의 1,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그만큼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미국 특허를 보유한 기업 역시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록 특허 기술력 순위 상위 1000위 안에 한국 국적의 기관은 총 17곳으로, 이 중 삼성 계열사(4곳)와 LG 계열사(3곳)가 7곳이나 됐다. 특히 이들의 특허건수는 한국의 미국 등록 특허건수(8782건)의 69.3%나 차지했다.
이밖에 미국 등록 특허 기술력 순위 상위 1000위 안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115위)과 KAIST(750위)가 국내 연구소 및 대학으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특허정보원 김봉진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특허의 양적 성장을 통해 특허 강국으로 자리잡았으나, 이는 삼성과 LG, 하이닉스 등 대기업 편중의 주도라고 볼 수 있다”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의 우수 기술을 특허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