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유통주 `울고` 정유화학주 `웃고`

최근 폭설과 한파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기후 변화의 영향이 밀어닥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의 최대 수혜주로 정유.화학주를 꼽는 반면 유통주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북반구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이상 한파로 난방유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설비 가동 중단 등으로 석유류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늘고 있어 정유화학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4~11일 한주간 코스피지수가 0.1% 하락할 때 화학주는 0.5% 상승해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특히 정유주는 4.6%나 올랐다. 개별 종목 상승률은 SK에너지 5.6%, GS 3.1%, S-Oil 3.6% 등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들 종목이 포함된 화학업종의 지수는 중국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하락 반전, 2.35% 내렸다.

교보증권 김지환 연구원은 “크기와 지속 기간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한파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이 춘절 연휴로 구매를 중단하기 전까지는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추운 날씨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기피하면서 유통 업종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차가울수록 방한복과 방한용품 등의 수요가 늘어나 특수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년 이상의 눈이나 비는 오히려 오프라인 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를 기록한 13일 롯데쇼핑은 2.29% 내린 31만9천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각각 2.84%와 0.79% 내렸다.

날씨와 유통 업종의 관계는 과거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겨울철(12~2월) 월평균 적설량 및 강수량 추이와 유통 업종의 주가를 대조한 결과, 평균을 크게 웃도는 적설 및 강수량을 기록한 달은 유통 업종의 수익률도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2001년 1월의 경우 강수량이 15년간 월 평균치인 183.2㎜보다 2배 가까이 많은 352.3㎜를 기록했으며 적설량도 878.1㎝(월평균치 110.7㎝)에 달했는데 당시 1월 유통업의 상대수익률은 -10.2%로 연간 유통업 상대수익률 39.8%와 큰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상대수익률은 13.8%로 연간 오프라인 유통의 상대수익률 214.8%와의 격차가 15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날씨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기 때문에 추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날씨로 인한 (유통 관련 종목의) 단기적 부진은 예상되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나 업황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회의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