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의보감] 구안와사

 요즘 같은 겨울철에 한의원에 가장 많이 내원하는 질환 중 하나가 흔히 입과 눈이 비뚤어졌다고 말하는 ‘구안와사’다.

 보통 찬기운에 오래 노출돼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부족·과음·과로로 인한 몸의 기허(氣虛)한 상태가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안와사와는 별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20·30대 직장인, 입시공부에 지친 10대 청소년들이 어느 날 아침 일어나서 얼굴 한쪽이 이상하게 일그러져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우리 한의원에 최근 내원한 20대 남성은 밤새 컴퓨터 작업을 한 뒤 새벽에 퇴근해 일어나보니 마비가 발생했으며, 30대 여성은 불임으로 인해 극도로 신경을 쓴 뒤 증상이 시작됐다.

 구안와사는 말초성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다. 안면신경이 나오는 귀 뒤에서 불쾌한 통증이 있다거나 얼굴 한쪽이 뻣뻣해진다거나 하는 전조증상이 있다.

 발병하면 반쪽 얼굴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으며,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흰자위가 드러나고, 입을 오므려 둥근 모양을 만들 수 없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바로 한의원에 내원해 침구 및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 70∼80% 정도는 평균 4주면 치료가 되지만 나머지는 후유증을 안고 살아갈 수 있으므로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동의보감’ 풍(風)문에서는 구안와사가 오면 “급히 인중(人中) 부위를 문질러 주며 귓불 밑에 뜸을 3∼5장 떠준다”고 했으니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일 때 활용해 보자.

 치료받는 동안 집에서는 마사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거울 앞에서 ‘오’ ‘에’ 발음을 최대한 크게 자주 연습해주고, 더운 수건 등을 이용해 귀 뒤부터 얼굴까지 계속 마사지를 해주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