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지난해 불어닥친 세계 경제 침체에 따라 기업에서 요구하는 CIO의 역할은 비즈니스 수행 지원을 위한 IT 자원의 단순한 제공을 넘어 비용 효율적인 비즈니스 수행 지원을 요구한다. 인터넷전화(VoIP)를 통한 통신비 절감, 노후 서버의 재활용 및 프린터·전력 비용 절감 등 IT 부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의 활용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현업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비용 효율적인 IT 지원의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고성능 컴퓨팅 자원(HPC)을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자.
◇HPC 자원에 대한 비즈니스 요구=금융 기업의 파생상품 개발과 거래, 그리고 위험관리를 위한 바(VaR:무효 전력의 단위) 계산에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필요로 하며 이것은 바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의 요구를 의미한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제조기업 연구개발(R&D)에서의 제품 시뮬레이션, 통신·미디어 기업의 디지털 콘텐츠 프로세싱 등 컴퓨팅 자원 집약적인 비즈니스의 요구는 여러 산업에서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비즈니스 요구의 특징 중 하나는 이러한 컴퓨팅 자원 집약적인 업무의 수행이 상시적인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수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상품 개발을 위해 한 달에 단 1∼2일 간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 활용이 필요한데 신속한 상품개발은 비즈니스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에 어쩔 수 없이 고성능 서버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비즈니스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고가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 CIO의 역할을 다하는 것일까. 글로벌 경기 침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시기에는 특히 비용 효율적인 방식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 활용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기업의 IT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CIO의 역할이자 의무일 것이다. 이러한 비용 효율적인 방식이 바로 온디맨드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HPC) 자원 활용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온디맨드 기반 HPC=비용 효율적인 컴퓨팅 자원 사용방안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여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본 예의 경우 상품개발을 위해 필요한 한 달에 1∼2일만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온디맨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온디맨드 기반의 HPC 활용은 △사용량만큼 비용 지불(Pay for what you use) △범용성 및 가용성(Scalability & Availability) △빠른 시장대응(Speed-to-Market)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온디맨드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온디맨드 컴퓨팅 자원 활용방식이 고성능 서버를 구매하고 필요한 용량(capacity)을 사용하도록 서버를 환경 설정하여 이에 맞게 과금하는 것이라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온디맨드 방식은 초기 서버 구매의 비용투자 없이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인 EC2(Elastic Compute Cloud)는 1CPU, 1.7GB 메모리, 160GB 스토리지의 컴퓨팅 서버를 시간 당 단 10센트에 제공하고 있다. 일년을 쉬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고 해도 876달러에 불과하며 앞서 본 예와 같이 한 달에 1∼2일만 사용한다면 1년에 약 57달러의 비용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니 실 사용에 따른 비용 절감효과는 막대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의 또 다른 특징은 확장성과 안정성이다. 서비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자 하는 서버 용량과 서버 대수를 임의대로 조정할 수 있고 사용 중인 한 서버가 다운될 때 다른 서버로 자동 페일오버(fail-over)되기에 서비스의 중단없이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활발하게 규모를 확장 또는 축소할 수 있어 추가 CPU 설치나 서버 재환경 설정에 소용되는 시간 지연 없이 비즈니스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적시에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필요에 따라 보다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서 빠른 계산 처리를 할 수 있는 유연한 IT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치열한 비즈니스 경쟁 환경 속에서 타 기업보다 빠르게 상품을 출시해 얻을 수 있는 경제효과는 단순한 효율적 자원활용 이상일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HPC 서비스 현황=CIO 리서치에 따르면 CIO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기까지 아직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CIO들은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현하고 있거나 구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도록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2006년부터 시작한 베타 서비스를 2008년 10월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콘솔과 개발 라이브러리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쉽게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도록 하였다. 워싱턴 포스트, 버진 애틀란틱, 하버드 대학 등 많은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복잡한 로직을 신속히 처리하려는 요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복잡한 로직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의 지원은 CIO의 당면 과제이며 이를 얼마나 비용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는 CIO로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온디맨드 기반의 고성능컴퓨팅 자원 활용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으며,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요구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성공 사례의 한 부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남들의 얘기일 뿐 비용 효율과는 무관한 기존의 IT 지원방식을 고수할지는 CIO의 선택 사항이다.
안효성 상무는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테크놀로지컨설팅팀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테크놀로지라는 수단을 통해 비즈니스와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영역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분야는 PMI(Post-Merger Integration), PI(Process Innovation), 테크놀로지 전략(Technology Strategy) 등이다.
hyosan@deloitte.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아마존의 HPC 서비스 구현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