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체형에 맞는 장비

 키가 작은 골퍼가 아무 생각 없이 아이언 세트를 구입하면 라이 각도가 너무 가팔라서(‘업라이트’하다고 한다) 토가 바닥에서 뜨게 된다.

 신장이 172㎝보다 작은 사람이 5번 아이언 기준으로 라이각 62도짜리를 쓰면 다운스윙 시에 헤드가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힐 부분이 먼저 땅에 닿게 되어 살짝 뒤땅을 치게 마련이다. 이 경우에 볼은 항상 왼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심한 훅이 나는 경우도 많다.

 체격이 작은 사람은 그립이 굵으면 그립을 잡은 손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는 통에 팔이 뻣뻣해지고 손목 동작도 부드럽지 못하다. 아이언의 라이각이 맞지 않으면 다운스윙 시에 헤드의 힐 부분이 먼저 땅에 닿아서 닫혀 맞는 샷이 나오기가 쉬워 돌발적인 훅이 튀어나와 다된 밥에 재 뿌리는 일도 가끔씩 벌어진다. 그래서 아이언을 새로 장만하면 항상 라이각을 조절하고 그립도 여자용 그립으로 바꾸는 바람에 추가 비용이 꽤 들어간다.

 키가 172㎝보다 작은 골퍼들은 아이언을 구입할 때 이런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요즘 판매되는 아이언들의 사양을 살펴보면 5번 아이언을 기준으로 60도, 61도, 61.5도, 62도 심지어는 63도짜리 아이언도 있다. 단조 아이언은 사후에 조정할 수도 있지만, 주조 아이언은 라이각 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아이언을 새로 장만할 때 본인의 신장과 어드레스 자세에 따른 아이언 선택이 필요하다.

 소문이 좋은 아이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고 광고는 더욱 믿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신장이 165㎝인 골퍼는 라이 각도가 61도보다 가파른 것을 구입하면 안 된다. 바로 구입하지 말고 주위 사람 중에 그 아이언을 가진 사람에게 빌려서 한 라운드 정도 실전에서 써보고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 인터넷의 중고클럽 판매사이트에 가보면 두세 라운드 쳐보고는 쓸 수 없어서 중고로 내놓은 명품 아이언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