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인들의 살아있는 성공 신화이자 직원들에겐 변함없는 존경심을 한몸에 받아 온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77)이 차기 일본항공(JAL)의 새로운 사령탑에 내정됐다.
이나모리 회장은 지난 13일 파산위기에 몰린 JAL의 최고경영자(CEO) 및 회장을 맡아달라는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요청을 전격 수락했다.
JAL 회장 내정 직후 하토야마 총리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탁월한 비즈니스 노하우와 많은 기업들을 키워낸 경험을 지닌 이나모리를 선택했다”면서 “그가 JAL에서도 이 같은 역량을 또 한번 입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JAL 직원들을 구하겠다”는 짧은 말로 수락 인사를 대신했다.
이나모리 회장이 JAL의 새로운 수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지난 1988년 이후 JAL이 최고 경영자를 외부에서 영입한 첫 사례가 된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회장은 지난 1959년 교토에서 직원 8명으로 교세라를 창업, 매출 10조엔(약 120조원)이 넘는 세계적 전자부품 회사로 키워냈다. 그는 특히 기업 경영과 구조조정 실적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지만 인간 중심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세라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을 단행해왔지만 잡음을 낸 적이 없는 것도 이나모리 회장 특유의 강점이다. 하토야마 총리나 일본 기업재생기구(ETIC)가 이나모리 회장을 선택한 것도 이런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ETIC는 오는 19일 JAL의 회생을 위한 지원 방안과 함께 이나모리 회장의 임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