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over Story - 구매전문가 ’몸값’ 높아져

 최근 기업에서 구매 전문가들의 위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고구매책임자(CPO) 자리를 신설하는 곳도 있고 구매부서 책임자의 직급을 높이거나 구매담당 인력을 대거 확대하는 등 기업내 통합구매 전담부서가 만들어지면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 구매부서는 단순 조달업무가 아닌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는 물론이고 기업내 소모성 물품까지 모두 총괄하며 원가 절감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는 올해 처음으로 구매 출신 부사장이 등장했다. 완제품(DMC) 구매팀장에서 LCD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재권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조직 내에서 글로벌 소싱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구매담당자가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승진하는 등 직급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통합구매와 원가 혁신으로 구매 역량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황호건 홈엔터테인먼크(HE)사업본부 구매팀장(상무)이 전무로 진급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구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150여명으로 구성됐던 태스크포스(TF)가 정규조직인 일반구매(GP)팀으로 승격됐다. GP팀은 아직 완벽하게 인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교원 부장 등이 핵심 구성원으로 있다. GP팀은 LG전자가 2008년 초에 영입한 토마스 린튼 부사장(CPO)이 관리하는 조직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구매총괄본부가 최고임원으로 가기 위한 필수코스로 통하고 있다. 현재 구매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승년 부사장도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로템 사장에 임명된 이민호 전 케피코 사장은 현대차 구매담당 전무이사를 역임했으며, 현대제철 박승하 사장도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통합구매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협력사 평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고, 이런 변화를 반영해 통합구매 부서 내에 상생협력실·협력업체운영팀 등을 상설조직으로 신설하는 것도 최근의 주요 추세다. 포스코의 상생협력실 등이 대표적이다.

 유성민 언스트앤영어드바이저리 전무는 “많은 기업이 구매직원들에게 국제공인 구매관리자 자격증(CPM)을 획득하도록 독려하는 등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매 담당자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면서 “구매 조직의 전략적 업무 담당자들의 역할과 책임(R&R)도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