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25)닌텐도는 왜 넷플릭스와 제휴했나

닌텐도 `Wii(위)`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나 TV드라마 등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씨넷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닌텐도는 DVD 대여 및 온라인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와 제휴해 비디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미 소니와 MS도 `플레이스테이션3`와 `X박스`를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닌텐도의 가세로 비디오 콘솔 게임기 3사가 모두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의 경우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소니의 온라인 영화 스토어에 인터넷으로 접속해 HD급 화질로 영화를 시청할 수 있으며, MS X박스 역시 HD급으로 영화를 시청하면서 채팅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닌텐도 Wii는 아직 HD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HD급 화질로 영화를 볼 수는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닌텐도가 HD를 지원하는 Wii 제품을 내년에나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닌텐도 Wii에서도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앞으로 Wii사용자들은 비디오 게임 콘트롤러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수 있을 뿐 아니라, 소파에 편하게 누워 영화나 TV드라마를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도 있다. 닌텐도 Wii로 영화나 TV드라마를 보려면 매월 9달러 정도의 요금을 내고 넷플릭스에 가입해야만 한다. 넷플릭스 가입 후 무료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디스크를 비디오 콘솔에 넣으면 넷플릭스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닌텐도가 넷플릭스와 제휴해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디오 콘솔 게임의 새로운 시장 창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비디오 콘솔업계의 비디오 온라인 서비스가 비디오 게임기 업계에 팽배해 있는 위기감을 해소해 주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 그룹의 인터넷 리서치 담당 디렉터인 마크 마하니는 “향후 소비자들이 60달러 정도의 비용을 내고 콘솔용 게임 패키지를 구입할 것인지는 회의스럽다”며 “콘솔 게임업체들이 빨리 새로운 기능을 콘솔 게임에 추가해 돌파구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비디오 게임기 업계의 위기감은 아주 팽배해 있다. 물론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비디오 콘솔 게임기의 판매 실적이 좋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우선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서 운영되는 값싼 게임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비디오 콘솔업계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비디오 콘솔 게임의 경우 패키지당 평균 60달러 정도여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용 게임은 무료 게임부터 10달러 미만의 저렴한 게임까지 아주 많다. 최근 미국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비디오 콘솔 게임기를 사주기 보다는 아이팟 터치를 사주고, 비디오 콘솔 게임보다 훨씬 저렴한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사용토록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SNS)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SNS용 캐주얼 게임들이 속속 등장해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래 저래 비디오 콘솔 게임업계에는 악재인 셈이다. 게다가 비디오 콘솔용 시리즈 게임을 내놓았던 게임 콘텐츠 업체들이 연작 게임 출시를 기피하면서 비디오 콘솔게임 업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가 이번에 닌텐도와 제휴함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1천백만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DVD를 우편 발송하고 있는데,상당수 사람들이 게임기 등 디바이스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영화와 TV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DVD콘텐츠를 공급하는 비용이 우편 배달 방식 보다 훨씬 저렴해 넷플릭스의 비용 구조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영화를 온라인으로 전송하는데 편당 5센트의 비용이 들어간다면, 우편 배달의 경우 60센트 이상이 들어간다고 한다.

또한 비디오 콘솔 게임기를 통해 제공되는 비디오 온라인 서비스는 기존의 넷플릭스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효과도 있다. 특히 월 25달러 요금제를 이용하는 넷플릭스 가입자의 경우 해지 욕구가 높은데 비디오 콘솔 게임기가 이를 상당부분 저지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고가 패키지 가입자의 탈퇴율을 낮출 수 있어 넷플릭스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닌텐도와 넷플릭스의 제휴가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의 판도 변화에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소니와 MS가 닌텐도의 Wii처럼 콘트롤로로 몸을 움직이거나 제스추어를 취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을 둘러싼 게임기 3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