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CEO, 아이폰을 바라보는 시각은 ‘배움’

휴대폰업계 CEO, 아이폰을 바라보는 시각은 ‘배움’

최근 한 연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휴대폰 관련 IT업체들의 수장들은 지난해 아이폰 열풍이 몰고온 국내 이동통신 시장 환경변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 CEO 대부분은 아이폰 상륙은 국내 휴대폰 시장에 큰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이폰이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촉발시킨 것에는 동의하지만 향후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냉담한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지난 ‘CES 2010’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내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은 것은 극성스런 네티즌들의 지나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더 팔렸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폰에 대해 상당히 냉담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또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서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삼성전자의 강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사장은 “아이폰은 삼성전자를 테스트한 제품이었고 우리를 반성하게 했다”며 반성론도 제기했다.

반면 이통 3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CEO들은 ‘아이폰은 배움’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애플사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배움의 혁신’을 강조했다. 통합LG텔레콤 이상철 부회장도 아이폰은 한국 IT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극찬했으며 LG전자 안승권 MC사업본부장도 신년간담회에서 “아이폰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KT 이석채 회장은 ‘아이폰은 기회’라며 효과론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지난 13일 벤처기업 신년하례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벤처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이폰에 빠지면 일을 못하게 된다”며 아이폰 중독에 대한 우려도 표출했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아이폰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양한 단말을 공급받는 서비스업체가 특정 단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아이폰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정 사장은 아이폰의 출시는 사회·문화적으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 환경을 많이 바꿔놓았다고 말했다”며 “그는 아이폰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